광고선 LTE보다 20배 빠르다더니...그에 못 미치는 속도에도 비싼 5G요금에 소비자들 원성
SK텔레콤이 5G 28GHz 대역 서비스와 5G 단독모드(SE)를 기업용(B2B)으로 올해 우선 제공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동통신 소비자들에게 파장이 일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3일 5G 기술 세미나 사전 브리핑에서 올해 안으로 28GHz 대역 특성과 기술 방식 등을 고려해 B2B 특화 서비스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SK텔레콤의 발표에 소비자들은 "그동안 광고했던 5G를 믿고 스마트폰을 비싼 것으로 바꾸고 다달이 비싼 요금을 내온 5G 가입자들은 ‘호갱’(호구 고객)이 돼 버렸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요금제가 부담스러워 휴대폰을 바꾸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한다. 최근 최신형 스마트폰 기종은 대부분이 5G전용으로 출시돼 어쩔 수 없이 5G요금제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저렴한 요금이 5만5000원이며 가장 높은 요금제는 12만원이 넘는다. 가장 저렴한 LTE요금제가 3만원대인 점을 비교하면 40%가량 비싸다.
SK텔레콤의 5G요금제는 가장 저렴한 슬림 5만5000원, 5GX스탠다드는 7만5000원, 5GX프라임은 8만9000원, 가장 가격이 높은 5GX플래티넘은 12만5000원에 달한다. KT는 5만5000원부터 9만원대다. LG유플러스의 5G 요금제는 넷플릭스와 스마트 기기 할인 등을 포함해 11만원에서 13만원이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5G의 속도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해왔다. 기존의 LTE보다 현저히 빠르다는 것을 체감할 수 없고 5G가 작동하는 지역이 한정적이라는 것이다.
지난 8월 정부의 국내 5G 서비스 품질 평가에서 내려받기 기준으로 초당 500~800 메가비트(Mbps) 속도를 보였고, 이는 4G 속도(158Mbps)의 3~5배 수준에 불과했다. 이동통신사들은 초기 광고에서 5G가 4G보다 약 20배 빠르다고 홍보해왔다.
과학기술정통부가 시행한 서울과 6대 광역시를 대상으로 이동통신 3사의 통신품질 조사 결과에서 1위를 차지한 SK텔레콤의 5G 다운로드 속도는 788.97Mbps, 업로드 속도는 75.58Mbps였다. 평균 다운로드 속도 기준 옥외 773.17Mbps, 인빌딩 795.17Mbps였다.
또 소비자들은 5G 서비스 통신망이 촘촘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특정 지역에서만 5G를 사용할 수 있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 4G로 전환되는 것이 아니라, 어느 곳에서든 사용할 수 있어야 진짜 5G가 아니냐는 불만이다.
4G보다 20배 빠르다는 주파수는 28GHz에 해당하는데, 현재 일반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5G는 3.5GHz이기 때문이다. 4G와 통신 인프라를 함께 사용하는 비단독모드(NSA), 즉 5G만으로 통신이 어려운 상태다.
이러한 소비자 불만과 관련해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제공하고 있는 3.5GHz도 5G에 해당한다"며 "주파수 대역의 특성상 차이가 있을 뿐이며 3.5GHz에 대한 요금제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8GHz는 앞으로 제공하게 될 주파수를 의미하는데 이 서비스를 일반 소비자들에게 기술적 시간이 필요하고, 통신사 뿐만 아니라 단말사, 장비사들이 동시에 협력해야 한다"며 "이에 따라 우선 기업형 서비스부터 제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직진성이 강한 28GHz 특성상 장애가 있을 때 충돌 및 분산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애초에 기업상용화를 먼저 한 다음 안정적으로 보급이 가능할 때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5G 요금제를 이용하게 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일각에서는 5G의 품질이 일정 수준에 이를 때까지 일시적으로 요금을 인하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차라리 5G 상용화를 시작할 때 속도와 전국 커버리지 완료 시점 등에 대해 고객들에게 정확히 설명했으면 지금과 같은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5G 세계 최초 상용화로 미흡한 부분이 많았지만, 향후 기술 진화를 거듭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소비자단체가 통신사 3사 모두 5G 중저가 요금제를 내지 않아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고 5G 단말로 LTE 신규가입이 제한돼 있다는 지적에 따라 5G에서 LTE 요금제로 변경 가능하도록 한 바 있다.
김지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