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통신사업 매출비중 20%대에 불과했지만 현재 35%까지 확대됐다. 40% 돌파 시간문제
SK텔레콤이 비통신 부문에서 가장 약진 평가...다양하고 성장 잠재력 높은 사업군
SK텔레콤의 5가지 핵심 비통신사업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미디어, 보안, 커머스 사업은 물론 원스토어, 모빌리티 전문기업 등의 비통신 사업이 활짝 날개를 펼 조짐이다. 비통신사업 매출 비중이 40%를 넘기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올해 3분기 비통신사업의 활약에 힘입어 양호한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3분기 매출 4조7308억 원, 영업이익 3615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비 각각 3.7%, 19.7% 늘어난 수치다. 비통신 사업인 미디어, 보안, 커머스가 힘을 내 준 덕분이다. 이들 세가지 사업은 모두 두자릿 수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첫번째 비통신 사업인 미디어 부문은 966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동기비 20.3% 증가한 것이다. IPTV 사업 성장 및 티브로드 합병 효과를 톡톡히 봤다. 미디어 사업의 핵심은 SK브로드밴드다. SK브로드밴드는 최신 영화, 해외 드라마 및 키즈 콘텐츠 강화와 모바일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개편했다. 이 효과로 IPTV 가입자가 전분기 대비 12만9000명 증가하며 9월 말 기준 유료방송 가입자 수가 850만명에 달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보안 사업도 성장세가 가파르다. 3분기 보안사업 매출이 전년동기비 15.5% 증가한 3533억원을 기록했다. ADT캡스와 SK인포섹를 통해 AI 얼굴인식 온도측정 및 워크스루(Walk-Through)형 출입인증 솔루션 등 시장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비대면 특화 서비스가 주효했다. 클라우드 · 융합 보안 등 최신 ICT 기반 보안 솔루션 사업 영역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3분기 커머스 사업 매출도 2066억원으로 전년동기비 18.7% 증가했다. 커머스 사업은 11번가와 SK스토아가 이끌고 있다. SK스토아는 전년 대비 매출이 47.7% 성장하면서 T커머스 1위로 도약했다. 11번가는 라이브 커머스 강화, 당일배송 장보기 서비스 확대 등 비대면 소비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을 동시에 이뤄냈다.
여기에 네번째 비통신사업으로 꼽히는 앱 마켓 '원스토어'도 힘을 보태고 있다. 토종 앱 마켓인 원스토어는 9분기 연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올해 3분기에는 입점 앱의 증가 및 이용자 기반 확대에 힘입어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기존에 입점하지 않았던 앱들이 들어오면서 앱 포트폴리오가 풍부해지고, 이용자 기반도 확대되는 선순환 구조에 힘입어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이 전년동기비 27% 성장했다. 원스토어는 지난 9월 IPO 주관사를 선정했고, 10월 실사를 시작했다. SK텔레콤은 상장예비 심사 등 실무 절차를 거쳐 이르면 내년 하반기 상장시킬 계획이다.
5번째 비통신 사업은 국내 1위 모빌리티 플랫폼 'T맵'을 중심으로 한 모빌리티 사업이다. T맵은 월간 실사용자가 1288만명에 달하며 부동의 1위를 기록 중이다. 2위인 카카오내비(500만명)와는 현격한 격차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은 T맵을 기반으로 연내 '모빌리티 전문 기업' 설립을 착착 준비하고 있다. 이를 결정할 임시주주총회가 오는 26일 열릴 예정이다. 모빌리티 전문 기업은 'T맵' 기반 주차·광고 등 플랫폼 사업, 다양한 운송 수단을 구독형으로 제공하는 ‘올인원 MaaS(Mobility as a service)’ 등에 집중하고, 우버 등 전략적 파트너와 택시호출 사업을 본격 확대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모빌리티 전문기업의 매출액을 지난해 295억원에서 2025년까지 6000억원 규모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모빌리티 전문기업은 출범 단계에서 1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SK텔레콤은 2025년까지 이를 4조5000억원 규모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비통신사업 개척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비단 SK텔레콤 뿐만이 아니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들도 모두 비통신사업 확장에 목을 메고 있다. 통신사업은 대표적인 B2C 영역이다. 정부 간섭으로 10% 이상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인구감소로 내수시장 성장도 정체됐다. 이에 따라 비통신사업을 적극적으로 키워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절박함을 통신3사 모두가 갖고 있다. KT 역시 IPTV와 AI/DX 등 신규사업을 열심히 키우고 있고, LG유플러스도 IPTV와 초고속인터넷, 스마트홈 등 신규사업들을 추진 중이다.
그 중에서도 SK텔레콤이 비통신 부문에서 가장 약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5가지 핵심 비통신 사업영역이 워낙 다양하고 유망한 성장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5대 비통신 사업 외에도 2016년 45조원 규모로 성장이 기대되는 차세대 영상 의료장비 시장까지 진출했다. SK텔레콤은 지난 6월 미국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의료장비 원천기술 기업 '나노엑스'에 282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가 된 바 있다.
SK텔레콤은 SK하이퍼커넥터, SK테크놀로지, SKT, T스퀘어 등으로의 사명 변경까지 적극 검토하고 있다. 통신사를 의미하는 '텔레콤'에서 벗어나 기술력을 전제로 한 다양한 사업군을 꾸려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5대 핵심 비통신 사업들이 쑥쑥 크면서 SK텔레콤의 장기 비전이 옳다는 것을 입증해 주고 있다"며 "네번째, 다섯번째 비통신 사업인 원스토어, 모빌리티 사업 등이 계획대로 성장해 준다면 탈 통신회사로써의 비전이 더욱 뚜렷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