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소상공인 대출 출격···대출문턱 낮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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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소상공인 대출 출격···대출문턱 낮출까?
  • 황동현 기자
  • 승인 2020.12.08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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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안신용평가시스템 가동 관심집중
- 금융권, "당장의 큰 여파는 없을 것, 기타 금융서비스 확장 우려"
-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우아한형제,11번가와 제휴 신용평가모형개발 나서
[사진=네이버]
[사진=네이버]

네이버가 자사의 온라인쇼핑몰 데이터를 이용해 소상공인 대출을 지난주 본격 출시하면서 대안신용평가시스템과 원활한 대출서비스의 성공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안신용평가시스템(ACSS, Alternative Credit Scoring system)은 금융거래 데이터 의존도가 높은 기존 대출 시스템에서 벗어나 고객 데이터를 추가 수집해 대출심사를 진행하는 시스템으로 시중은행 혹은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소상공인이나 무점포 업체들에게도 적용이 가능하다.

네이버의 사업 모델은 아마존과 알리바바 같은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들의 상품과 유사하다. 이들이 커머스 파트너사 대상 대출 상품을 출시한후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사업 성과가 크게 부각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은 자사 온라인쇼핑몰에 입점한 사업자를 위한 신용대출을 지난 1일 시작했다. ‘미래에셋캐피탈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대출’로, 미래에셋캐피탈 대출을 네이버파이낸셜이 중개한다.

사업성 데이터나 금융 이력이 부족해 은행이나 기존 금융권에서 대출이 어려웠던 온라인 중소상공인(SME)을 겨냥했다. 네이버 온라인 쇼핑몰 스마트스토어에서의 매출 정보는 물론 단골 고객 비중, 반품률 같은 고유 데이터를 토대로 네이버파이낸셜이 자체 신용등급을 매기고 실제 대출은 미래에셋캐피탈이 해주는 방식이다.

월 매출 100만원만 올리면 5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연 15~24%에 달했던 대출금리는 연 3.2~9.9% 수준으로 낮춰 금리 경쟁력도 갖췄다. 중도 상환 수수료도 없다. 국세청 홈택스에 등록된 개인용 공인인증서와 대표자 명의 휴대전화만 있으면 심사부터 입금까지 비대면으로 이뤄진다.

(사진=네이버파이낸셜 제공)

네이버파이낸셜은 이번 대출 서비스를 위해 스마트스토어 입점 사업자를 위한 자체 대안신용평가시스템을 새로 만들었다. 기존 신용평가사의 금융데이터에 스마트스토어에서의 매출 흐름, 단골 고객 비중, 고객 리뷰, 반품률 등 각종 실시간 데이터를 더하고 네이버만의 머신러닝 알고리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처리 기술 등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창업 초기여서 매출·세금 등의 정보가 없거나 오프라인 매장이 없어 은행에서 대출받기 어려웠던 중소사업자에게도 대출 문턱을 낮췄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앞으로 대출상환 이력 데이터가 쌓이면 이를 기반으로 ACSS를 고도화해 더 많은 사업자들이 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김태경 네이버파이낸셜 대출서비스 리더는 “앞으로도 금융 사각지대에 있는 온라인 사업자들이 안정적으로 자금 융통을 받아 자금 걱정 없이 사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네이버파이낸셜 대출상품이 가맹점주 중에서도 금융이력이 부족한 일명 ‘신파일러’에 한해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당장의 큰 여파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네이버가 이들을 시작으로 기타 금융서비스로까지 확장 가능성을 우려한다. 만약 구체화 된다면 기존 금융회사에 미치는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향후 네이버가 빅데이터 및 자본력을 갖추고 금융사업을 확장한다면 업계와 견줄만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은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일찍부터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하나은행과 우아한형제들은 소상공인 금융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국내 최초로 배달앱 주문수와 재주문율 등을 활용한 맞춤형 금융 상품을 개발하고 운영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배달의민족 입점 업주 주문정보를 토대로 신용등급을 보완하는 신용평가 모형을 만들고, 이를 토대로 대출 상품을 선보인다 계획이다. 신용평가 지표에는 주문 수 외 재주문율, 광고상품 이용 기간, 리뷰 수 등 비금융 정보도 활용된다. 

우리은행도 지난 10월 SK텔레콤, 11번가와 '혁신금융·ICT 융합 서비스 개발 및 사업화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SK텔레콤의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한 공급망금융(SCF, Supply Chain Finance) 상품 등을 출시할 계획이다.

SCF는 온라인마켓 판매자의 매출채권을 담보로 해당 매출대금을 은행이 선입금하는 대출상품이다. SK텔레콤이 제공하는 다양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영세 소상공인 신용평가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된 우리은행은 제휴사간 비금융데이터 전송에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적용해 보안성을 강화한다.

우리은행은 11번가에 입점한 중소 판매자를 대상으로 SCF상품과 저금리 신용대출 상품을 내년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이 상품은 낮은 매출과 담보 부족으로 금융지원의 사각지대에 있는 판매자도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 모형에 의해 높은 한도와 낮은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어 금융비용을 절감하고 현금유동성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다.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빅테크 업체는 은행의 핵심사업중에 하나인 신용대출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대출이 은행 고유의 업무인 만큼 빅테크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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