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옥중 메시지로 지원을 약속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삼성 준법감시위는 26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물산 등 7개 관계사 대표이사(CEO)와 비공개 간담회를 개최했다.
올해 첫 상견례 자리 성격이지만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실효성 기준 부족을 제기한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이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김지형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과 김기남 부회장이 각각 인사말을 하고, 각사 대표이사의 발언 이후 자유 대담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준법위 관계자는 "대표이사들이 준법 경영 부분을 계열사별로 강화해보자는 얘기를 나눴다"며 "구체적인 현안을 해결하는 회의라기 보다 어색한 분위기를 풀고, 앞으로 도와가며 더 잘해보자는 취지의 만남이었다"고 설명했다.
간담회에는 김지형 준법감시위 위원장 등 위원들과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최윤호 삼성전자 사장, ▲전영현 삼성SDI 사장,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 ▲황성우 삼성SDS 사장,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 ▲고정석 삼성물산 사장 등이 참석했다.
재판부는 지난 18일 국정농단 사건 선고공판에서 삼성 준법감시위 활동과 관련 “실효성 기준이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앞으로 발생 가능한 새로운 행동을 선제적으로 감시하는 활동까지 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1일 옥중 메시지를 통해 “준법위 활동을 계속 지원하겠다"며 "앞으로도 계속 본연의 역할을 다해 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준법감시위는 “삼성 안에 준법이 깊게 뿌리 내리게 하는데 더욱 매진하겠다”며 “위원회 활동의 부족함을 더 채우는 데 매진하고 오로지 결과로 실효성을 증명해 낼 것”이라고 화답했다.
따라서 준법감시위의 권한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준법감시위와 최고경영진 회의는 향후 정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은 연초 준법감시위 사무실에 들러 준법감시위와 면담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구속 수감되면서 이 부회장은 참석할 수 없게 됐다. 이에 7개 관계사 대표가 준법위와 간담회를 정례화해 준법경영의 정기적인 점검과 개선방향을 체계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전 계열사 사내 게시판을 통해 전달된 옥중 메시지에서 "제가 처한 상황과는 관계없이 삼성은 가야 할 길을 계속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 가족 여러분, 저의 부족함 때문에 다시 걱정을 끼쳐드리게 되었다"면서 "너무 송구하고 너무 큰 짐을 안겨드린 것 같아 정말 죄송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