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년 연속 DJSI월드지수 편입 및 '탈석탄금융' 선언하며 ESG 투자가이드라인 수립
- 일회성 소극적 방식을 벗어나 사회책임투자 등의 적극적 범위로 확대
기업의 DNA는 성장이다. 생존과 증식, 성장을 향한 기업 DNA의 투쟁은 오늘의 문명과 과학, 기술, 높은 삶의 질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기업 DNA가 지나치게 치열해 더러는 반사회적, 반인류적이어서 성장에 걸림돌이 되거나 인류를 위기에 빠트리는 자가당착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은 무한성장 DNA에 신뢰와 책임의 강화를 모색한다. 그것은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과 기업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들이 어떻게 ‘ESG’를 준비하고, 무슨 고민을 하는지 시리즈로 심층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금융회사에 대한 ESG 리스크 관리 및 책임투자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찌감치 전담조직을 마련해 체계적인 사회적가치를 실현하고 있는 삼성화재의 ESG경영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ESG경영에 대한 삼성화재의 발걸음이 보험업계의 ESG경영문화 확산에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대표이사 최영무)는 2020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Dow Jones Sustainability Index)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월드 지수에 7년 연속 선정됐다고 지난해 12월 밝혔다.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는 전세계 시가총액 상위 2500여개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매년 미국 S&P 다우존스사와 스위스 로베코샘(RobecoSAM)사가 경제, 환경, 사회적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발표하는 지속가능경영 지표다.
삼성화재는 사업 행동규범, 환경경영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7년 연속 세계 최고 등급인 월드 지수를 획득했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국내 보험사 중 유일하게 DJSI 월드 지수에 선정된 것이다.
DJSI 월드 지수는 전체 대상 기업 중 상위 10%에만 주어지는 것으로 취리히, 알리안츠 등 전 세계에서 단 17개 보험사만이 편입했다.
그동안 삼성화재의 지속가능경영 활동이 공신력있는 글로벌 평가기관으로부터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삼성화재는 아시아퍼시픽 지수도 8년 연속, 코리아 지수 역시 12년 연속 획득했다.
삼성화재의 '탈석탄' 정책 선언...석탄 화력 발전소에 대한 투자 배제 및 보험인수 거절
앞서 삼성화재는 '탈(脫)석탄' 정책을 선언하며 ESG투자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 위기의 선제 대응을 위한 '탈석탄' 정책을 강화하는 '탈석탄 금융'을 밝힌 것이다.
이미 삼성화재는 지난 2018년 6월 이후 석탄 발전에 대한 신규투자는 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도 석탄 화력 발전소에 대한 직접적 투·융자뿐만 아니라,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 목적의 회사채에도 투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특히 삼성화재는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을 위한 보험을 인수하지 않는다'는 내부 방침까지 확정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대표적인 기관투자자인 보험사들의 투자 배제는 향후 해당 사업 추진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험사의 경우 ESG에 대한 관심이 아직 해외에 비해 낮은 것이 현실"이지만 "삼성화재의 ESG경영 실천 내용은 지속가능하지 않은 산업에 대한 보험인수 거절 등 해외 대형 보험사들의 화석연료에 대한 강력한 투자철회정책 수준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2012년부터 ESG 전담조직 꾸려...ESG 세부 추진사항 경영에 반영
보험업계에서는 최근에서야 ESG경영이 이슈화되면서 경영 전반에 관련 방침을 도입하고 있지만, 삼성화재는 오래전부터 ESG 전담조직을 운영하며 체계적인 개선활동을 지속해 왔다.
지난 2012년부터 CEO를 위원장으로 하는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산하 사무국을 통해 지속가능경영 관련 동향과 추진과제 등을 논의해 ESG경영활동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그동안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환경인식 제고뿐만 아니라 보험 심사과정에도 ESG경영 실천 노력이 묻어있다. 기업성 일반보험 심사 시 ESG관련 인수지침을 적용해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이 부적절한 계약자에 대해서는 인수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미 국내 보유 사옥을 대상으로는 환경·에너지경영 시스템을 구축해, 국제표준인 ISO14001(환경경영시스템), ISO 50001(에너지경영시스템)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환경영향을 반영한 보험상품과 서비스 개발도 지속하며 풍수해보험, 날씨보험 및 주행거리연동 자동차보험 상품 등도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친환경적 보험청약 서비스인 '보험가입 바로확인 서비스' 및 전자서명시스템, 모바일 영업지원시스템 등을 통해 종이 없는 디지털 고객 상담으로 대체했다.
삼성화재의 선제적 ESG경영...보험산업의 고객신뢰 회복 주도
특히 삼성화재는 기업투자 시 재무성과 외에 사회적·환경적 성과를 반영한 사회책임원칙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1조8300억원, 2019년에는 총 2조1600억원의 대규모 사회책임투자를 단행했으며, 지난해에는 약 2조5000억원으로 확대했다.
고객신뢰 회복을 위한 보험사들의 ESG경영 문화가 확산되는 가운데 삼성화재의 ESG경영 실천은 일회성 소극적 형식을 벗어나 관련 상품개발 및 투자결정 등의 적극적 범위까지 지속적으로 확대돼 왔다.
삼성화재 지속가능경영사무국 관계자는 "삼성화재의 ESG경영 활동은 관련 상품 개발부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석탄 채굴 및 발전 사업에 대한 투자와 보험인수를 중단하는 단계까지 왔다"며 "앞으로도 사회, 환경적 가치를 함께 증대시키는 ESG경영활동으로 고객에게 신뢰받는 회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 역시 "앞으로 보험사는 ESG관련 분야를 전략수립 등 주요 의사결정에 선제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보험업의 본질인 지속가능경영을 추구하는데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전망이다"라고 덧붙였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