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RV 판매 비중 65%로 끌어올릴 방침..."수익성 강화"
전용 플랫폼 첫 적용 'CV' 자신감 피력...3월 최초 공개
기아가 올해를 '대변혁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지난달 사명과 로고 변경을 신호탄으로 친환경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대전환에 속도를 올리는 모양새다.
9일 송호성 기아 사장은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새로운 로고, 새로운 디자인, 새로운 사명이 적용된 올해를 '기아 대변혁'의 원년으로 선포한다"며 "기아는 이제 차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것에서 나아가 고객에게 혁신적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호성 사장은 이어 글로벌 EV 티어1 브랜드로 발돋움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송 사장은 지난달 임원들에게 보낸 신년 메시지에서 같은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미래차 분야의 선두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CEO의 강한 의지가 읽힌는 대목이다.
구체적으로 기아는 2030년까지 연간 160만대의 환경차를 판매하고 전체 판매 중 환경차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2026년 58만대, 2030년 연간 88만대 판매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주목할 부분은 기아의 EV 라인업 구축 시기가 앞당겨진 점이다. 기아는 기존 계획보다 1년 앞당겨 오는 2026년까지 전용 전기차 7개와 파생 전기차 4종 등 총 11개의 전기차 풀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회사가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올림과 동시에 전용 플랫폼 완성도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기아의 차세대 전기차에 적용될 자율주행 기술도 눈길을 끈다. 오는 3월 글로벌 최초 공개를 앞둔 'CV'는 자율주행 기술 2단계가 적용된 'HDA2' 기술이 탑재될 예정이다. CV는 현대차그룹의 EV 전용 플랫폼(E-GMP)이 적용된 첫 전기차 모델이다. 아울러 2023년 출시될 전기차에는 3단계 자율주행 기술 'HDP'를 적용할 계획이다.
대폭적인 수익성 향상도 기대를 모은다.
기아는 올해 실적 목표로 자동차 292만2000대 판매(도매 기준), 매출 65조6000억원, 영업이익 3조5000억원 등을 제시했다.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은 물론이고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70%가량의 높은 증가를 목표로 한 셈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경쟁력 있는 신차를 대거 투입하면서 SUV 등 수익성이 높은 차량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다는 방침이다. 기아 관계자는 "SUV 위주의 신차 출시를 통해 오는 2025년까지 RV 판매 비중을 65%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1분기 K7 완전변경 모델과 K3 상품성 개선 모델을 시작으로, 2분기 신형 스포티지와 K9의 상품성 개선 모델, 3분기 CV, 씨드의 상품성 개선 모델 등을 출시한다.
회사는 레저용 차량(RV) 판매 비중 확대 등을 고려해 작년 제시했던 영업이익률 목표(2022년 5%, 2025년 6%)를 상향 조정해 2022년 6.7%, 2025년 7.9%로 새롭게 제시했다.
이 외에도 기아는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시장에서 2022년 최초의 모델인 'PBV01'을 출시할 계획이다. 오는 2030년 연간 100만대 판매를 달성해 PBV 시장에서 글로벌 판매 1위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기존 차를 활용해 빠르게 초기 PBV 시장에 진입하는 한편, 세분화된 제품 구성을 통해(모빌리티향, 물류향, 리테일향 등) 다양한 고객군의 요구에 부합할 예정이다.
아울러 B2C 모빌리티 사업 영역에서는 성장이 예상되는 점유형 모빌리티 시장에서의 서비스 확장을 도모한다. 모든 고객군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하기보다 성장 기회가 있는 곳을 포착하고 생태계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은 영역을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세부적으로 회사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카셰어링 서비스 '위블'을 올해 기업 서비스와 점유형 서비스로 확장하고, 이탈리아와 러시아에서만 운영 중이던 기아모빌리티 서비스도 올해 유럽 4개국에 신규 출시할 예정이다.
이날 주주가치 제고 방향성도 언급됐다. 기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25~30% 수준의 배당성향 기조를 유지하는 동시에 코로나19 재확산 등 잠재적인 유동성 리스크를 충분히 대비하는 균형 있는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