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부평 1, 2 공장 전체 휴업...오는 26일 생산 재개도 불투명
재해로 셧다운됐던 르네사스, 인피니온 등 정상화 박차...수급난 점차 개선될 전망
우려를 낳았던 현대차 아산공장 생산중단이 이틀 만에 풀렸다. 그러나 차량용 반도체 수급 상황이 눈에 띄게 개선된 건 아니다. 한국지엠도 생산 재개 시점이 불명확한 상태로 국내 완성차업계의 생산차질 규모가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반도체 확보에 열중하고 있지만 외부 수급 상황에 따라 당분간 일시적인 휴업과 재개가 반복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21일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부품 재공급으로 아산공장 생산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차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로 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이틀간 아산공장 생산을 중단했다. 아산공장은 지난 12~13일에도 같은 이유로 가동을 중단했다.
아산공장은 베스트셀링카 그랜저를 비롯해 중형 세단 쏘나타 등이 생산되는 곳이다. 회사는 이달 아산공장 휴업에 따른 생산계획 대비 미생산 대수를 총 4100대로 추정했다.
앞서 코나와 아이오닉5를 생산하는 현대차 울산1공장도 지난 7일부터 일주일간 휴업한 바 있다.
현대차는 올 1분기 주요 완성차들이 반도체 품귀로 줄줄이 생산중단을 결정했을 때도 선제적 재고 확보를 통해 잘 버텨왔다. 하지만 반도체 부족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라인 중단이 불가피했다.
현대차는 매주 단위로 재고를 점검하며 수급 상황에 맞춰 생산 계획을 짜고 있다. 또 부족한 반도체는 대체 가능한 범용 반도체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21일 통화에서 "차량용 반도체 재고를 보유한 모델 중심으로 생산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면서 세부적인 수급상황에 대해선 파악이 힘들다고 전했다.
한국지엠, 부평 전 공장 휴업...트레일블레이저 4800대 생산차질 '울상'
한국지엠은 지난 2월부터 부평2공장의 가동률을 50%로 유지해 오다가 이달 19일부터 일주일간 부평1, 2공장 전체를 멈춰세우기로 했다.
부평1공장에서는 인기차종인 트레일블레이저가, 부평2공장에선 트랙스 등이 생산되고 있어 실적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휴업으로 트레일블레이저는 약 4800대, 트랙스는 1200대가량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부평공장 생산이 오는 26일 재개될지도 불투명하다. 회사는 반도체 수급 상황을 고려해 운영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한편, 반도체 부족으로 지난 8~16일 평택공장 가동을 멈췄던 쌍용차는 회생절차 개시에 따른 협력사들의 부품공급 중단으로 또다시 생산중단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평택공장은 이달 19~23일 총 5일간 휴업 상태에 놓이게 됐다.
주요 반도체 공장, 공급 정상화 박차...TSMC, 차 반도체 증산나서
최근 반도체 부족현상이 심화된 데에는 수급 불일치와 더불어 주요 반도체 공장에 재해가 잇따르면서 심화됐다. 올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반도체 부족으로 약 12만대의 생산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다만 세계 3위의 차량용 반도체 업체 일본 르네사스가 지난 17일 공장 화재 발생 한 달 만에 생산을 재개했고,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도 차 반도체 증산에 나서면서 공급 차질이 점차 개선될 전망이다.
미국 한파로 셧다운을 겪었던 차 반도체 2위 독일 인피니온도 공급 정상화에 집중하고 있다. 요헨 하네벡 인피니온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달 19일 "최고 품질과 신뢰성의 제품을 생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오는 6월에 가동이 중단되기 전 생산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인텔도 반도체 생산에 가세한다. 팻 갤싱어 인텔 CEO는 지난 12일(현지시간) "향후 6~9개월 내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로 차량용 반도체 설계업체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미 핵심 공급업체들과 라인 전환 작업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