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일가, 다음주 이건희 상속 재산 내용 및 사회공헌 발표 예상...'김범수 5조원 기부' 발표와 비교돼
- 이재용, 삼성전자 배당금 등 총 6조원 상속세 재원 확보...이달 말까지 6분의 1 납부 후 5년간 연부연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유산 상속내용과 함께 발표하는 사회공헌 내용에 초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5조원을, 김봉진 배달의민족 창업자가 5000억원을 기부한 상황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이번 사회공헌 발표를 계기로 재계에 노블레스 오블리주(지위에 걸맞는 책임)을 확산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이 부회장은 고(故) 이건희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을 상속받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식가치로만 30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국내 1위부자인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15.9조원), 김정주 NXC 대표(14.8조원), 김범수 카카오 의장(10.4조원)을 넘어서 독보적인 재계 1위 부자로 오르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30조원이면 포브스 기준 세계 부자순위에서도 50위정도에 해당된다.
삼성전자 지분가치만 해도 19.4조원, 상속시 이 부회장 지분가치 30조원 육박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 지분을 모두 물려받게 되면 주식재산 가치만 해도 약 19조4000억원에 달한다”며 “이 부회장이 기존 보유하던 9조원 상당의 주식재산까지 더해지면 총 28조 원을 훌쩍 넘기게 된다. 국내 첫 30조 육박 주식갑부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건희 회장이 기록한 역대 최고주식평가액 22조 2980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고, 세계 최대 갑부의 상징 ‘아랍 왕족 셰이크 만수르’의 재산 34조원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21일 삼성 안팎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삼성 일가(一家)는 빠르면 다음주 중 이건희 회장의 유산에 대한 상속 내용과 함께 조(兆) 단위의 사회공헌 계획을 함께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다음주 28~29일경 발표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특히 삼성 일가의 발표에서 이 회장의 삼성 주식이 누구에서 어떻게 배분되느냐에 관심이 쏠린다,
홍라희 여사를 중심으로 한 유가족들은 최근 이 회장의 삼성전자 주식을 아들 이재용 부회장에게 물려줘 삼성전자 지배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교통 정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구본무 회장 별세 이후 유족들이 구광모 LG 회장에게 ㈜LG 지분 78%를 몰아준 형식과 유사하다.
즉, 삼성 일가는 법정 상속 비율로 상속받는 것이 아니라 이 부회장이 대부분을 상속받는 셈이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 주식(4.18%)과 삼성전자 우선주(0.08%), 삼성생명(20.76%), 삼성물산(2.88%), 삼성SDS(0.01%) 지분을 갖고 있다. 법적 상속 지분은 이 회장의 아내인 홍라희 여사가 9분의 3, 이재용 부회장·이부진 사장·이서현 이사장 등 세 자녀가 각각 9분의 2씩이다.
조단위의 사회공헌 계획...어떤 내용 담기나?
삼성 일가는 이번 발표에서 조 단위의 사회공헌 계획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공헌 발표에는 감정가액 1조원 이상으로 알려진 미술품·문화재 등이 포함된다.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은 국립현대미술관·국립중앙박물관 등과 기증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 별세 이후 조 단위 사회환원 기부는 예상됐던 일”이라며 “다만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재산 절반인 5조원 기부를 발표한 상황이라 삼성으로서는 고민이 클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 일가는 지난 2008년 특검의 삼성 비자금 수사 이후 이건희 회장이 실명 전환한 차명 재산 약 1조원에 대해서도 사회환원 계획에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당시 “유익한 일에 쓰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재용 부회장 등 유족이 납부해야 할 상속세는 주식 지분만 11조366억원에 달하고 미술품·부동산·현금 등을 포함하면 총 납부세액이 12조~13조원에 달한다.
유족들은 이달 말까지 전체 상속세의 6분의 1인 약 1조5000억원을 우선 납부하고, 나머지는 앞으로 5년 동안 연부연납 방식으로 나눠낼 예정이다. 상속세 중 부족한 재원은 향후 5년간 주식담보대출, 삼성 주식 일부 처분 등을 통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오일선 소장은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일가는 이미 6조원 규모의 상속세 재원을 확보한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5년간 3조5000억원 규모의 배당, 그리고 특별배당 5000억원, 올해 현금 배당 1조원, 이건희 회장의 그간 배당금 중 현금화 가능한 1조원 등 총 6조원이 상속세 납부에 활용 가능한 재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