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시화된 세종공장 2개월 정지에 이어 주가 조작 의혹, 오너 리스크까지, 첩첩산중
- 상승 여력 없는 남양유업, 반사이익 얻을 경쟁사에 관심 모여
“악재가 겹친 남양유업의 주가 상승동력을 찾아보기 힘들다. 반사이익을 얻을 경쟁사에 주목할 때다."(한 유통부문 애널리스트)
남양유업이 '불가리스 거짓 홍보'로 영업정지, 불매운동이란 악재에 둘러싸인 가운데 시장에서도 '잊혀진 종목'이 될 거란 분석이 나온다.
이에 비해 남양유업의 추락으로 반사이익을 얻게 될 경쟁업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태 발생 하루만에 천국과 지옥 오가
남양유업은 지난 13일 “불가리스 발효유 제품의 실험 결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억제효과 연구에서도 77.8% 저감효과를 확인했다”는 요지의 연구성과를 발표했다. 발표 직후 불가리스 판매량이 급증했다. 남양유업 주가는 8.57% 올랐고 시간 외 거래에서는 10% 추가 상승했으며 발표 다음날인 14일에는 28.6% 상승한 48만900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상승세는 하루 만에 꺾였다. 연구의 신빙성 문제가 제기되며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남양유업을 고발했다. 이에 남양유업 주가는 14일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14% 넘게 빠졌다.
공장 정지에 주가 조작 의혹, 오너 리스크까지…겹겹이 쌓인 악재들
19일 세종시는 남양유업 세종공장에 식품표시광고법 위반을 이유로 2개월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사전 공지했다. 남양유업 측은 20일 공시를 통해 “세종 공장 영업정지에 대한 사정 통보를 받은 것 뿐이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업계는 남양유업의 세종 공장 영업정지가 절차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세종 공장은 남양유업 제품의 약 40%가량을 생산하는 곳이다. 식품업계가 이번 불가리스 논란으로 유업계 판도 변화를 예상하는 이유다.
게다가 남양유업은 주가 조작 의혹까지 받고 있다. 별다른 호재가 없었는데도 발표 나흘 전부터 거래량을 동반한 주가 상승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남양유업의 연구 결과 발표에 따른 주가 등락과 일부 주식 매도 건에 대해 주가 조작 의도와 정황이 있었는지 조사 중이다.
경찰 역시 수사에 착수했다. 남양유업 본사가 서울에 있어 현재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가 사건을 맡았다.
여기에 오너 3세의 회삿돈 개인사용 의혹이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한 매체는 최근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장남인 홍진석 상무가 회삿돈으로 고가의 외제차를 빌려 사적 운용을 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이 차량은 홍 상무 자녀의 통학 등 개인적인 일에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차량 리스비로는 매달 1100만원 이상의 돈이 지출되며 회사 소속의 운전기사도 배정된 상태라고 보도됐다.
이전 홍원식 회장의 외조카인 황하나씨의 마약 투약 논란에 이어 또다시 ‘오너 리스크’가 논란이 되고 있다.
‘불가리스 논란’의 수혜주는…매일유업·빙그레·롯데푸드에 관심 집중
익명을 요구한 유통 전문 애널리스트는 “남양유업은 원래 기대감을 주지 못했던 주식이고 주가는 이미 밑바닥을 치고 있어 갑작스러운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상승 동력 역시 없어 이후의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남양유업 사태의 수혜주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세종공장 2개월 정지는 매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 전문가는 “남양유업이 주력하는 유제품은 유통기한이 짧다”며 “공장이 멈춘 2개월간 다른 경쟁사의 제품이 매대를 채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남양유업의 주요 경쟁사들이 반사 수혜를 받을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며 “현재 상장사 중에는 매일유업, 빙그레, 롯데푸드, 동원F&B, 풀무원 등이 거론된다"고 분석했다.
노우진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