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새로 임명된 박종승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에 대한 직원들의 실망과 불만·우려가 예사롭지 않다.
그간 ADD 소장은 6개월 동안 공석이었다. 남세규 전임 소장이 임기를 마친 지난 지난해 11월부터 공모를 시작했지만, 적임자가 없었던 셈이다. 국내에서는 요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드물지만, 대외적인 ADD 소장의 위상은 막강하다. 수조원의 연구개발 예산을 사용하는데다 다수의 국보급 석·박사들이 모여있는 세계수준의 국책연구소 책임자이기 때문이다.
박종승 신임 소장은 서울대 기계설계학과를 졸업,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기계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고, ADD에 입사해 주로 미사일 분야를 연구한 미사일 분야 전문가로 잘 알려져있다. 박 소장은 대지유도무기체계실장, 대지유도무기체계단장, 제1기술연구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 2월 부소장으로 승진했고, 2개월 만에 다시 소장으로 임명됐다.
그런데, 방산 블라인드 사이트에는 신임 박 소장이 부소장으로 승진한지 2개월만에 소장으로 임명된 것과 관련해 올린 글에 '(역대 가장 평판이 나빴던) 전임 某소장과 비교해서도 더 하다', '연구가 무너지 모르시는 분', '이상한 국과연(ADD) 사람들 단점만 다 모아놓은 사람. 끝판왕' 이라면서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식의 댓글이 수십여개나 올라와 있다. 이 글 조회수는 일주일만에 8000건이 넘는다.
방산분야, 특히 국과연 직원들이 블라인드를 통해 이 정도 관심을 노출한 경우는 이례적이어서 박 소장 승진 인사에 대한 실망과 불만, 우려가 얼마나 심각한지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한 직원은 '쑈질에 능한 이 정부 특화 인사'라며 문재인 대통령 손을 붙잡고 우는 박 소장의 사진을 함께 올리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현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이 공모에 응할 만큼 ADD 소장의 역할은 내부관리보다 대외 소통 역할이 강조되는 시점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한 ADD 직원은 "상위기관인 방위사업청이나 감사원으로 부터 연구원들이 보다 마음 편하게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관장이 나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전임 김인호, 남세규 소장에 이어 또다시 내부 승진이 이뤄지면서 이같은 직원들의 바램은 헛된 것이 됐지만,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있는 ADD 소장과 직원들간의 불신과 불화는 방관하기 어렵다. 상호 최선을 다해 소통하고 해소해야 하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