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가상화폐 광풍', 커져가는 증권업계 위기감…“2030 투자자들, 가상화폐 거래소만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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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가상화폐 광풍', 커져가는 증권업계 위기감…“2030 투자자들, 가상화폐 거래소만 찾아"
  • 노우진 기자
  • 승인 2021.05.03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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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업계 지형변화 일으킨 가상화폐…코스피 박스권, 원인은 코인?
- '미래 투자자' 2030세대, 주식시장 대신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든다

2030세대 투자자들이 새로운 '기회의 땅'인 가상화폐 투자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증권업계의 위기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예전에는 증시가 불안하거나 답보상태에 놓이면 금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돈이 흘러갔는데, 이젠 가상화폐 쪽으로 '올인(all-in)'하고 있어서다. 

증권업계에선 "이러다 자칫 미래먹거리 세대인 2030 투자자들에게 '잊혀진 존재'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가상화폐 시장에서 2030 투자자 비중은 60% 이상이다.

증권가 관계자들은 “미래의 증권시장을 이끌어갈 젊은 투자자들이 고위험 투자에 몰두하는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하지만, '맛'을 본 2030 투자자들을 붙잡기엔 역부족이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열풍’을 넘어선 ‘광풍’…가상화폐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액, 코스피 한참 웃돌아

지난 17일, ‘머스크 코인’이라고 불리는 도지코인이 유례없는 기록을 세웠다. 알트코인 중 하나인 도지코인이 하루 평균거래액 약 17조18억원을 기록한 것이다.

이는 전일 코스피 일일 거래대금인 15조5421억1100만원을 웃도는 규모다. 4월의 코스피 일일 평균 거래대금은 14조9372억1800만원 수준이다.

사실상 ‘대장주’ 역할을 하는 비트코인이 아니라 한때 ‘잡코인’이라고 불렸던 도지코인이 세운 기록은 더욱 거세진 가상화폐 열풍을 보여준다.

이는 새로운 ‘머니무브’의 형태다. 머니무브는 증시나 부동산이 호황이거나 낮은 금리가 지속될 때 자금이 안전자산이 은행 예금에서 부동산·주식채권 시장 등 고위험·고수익 자산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뜻한다. 과거에는 은행에서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던 자금이 이제는 주식시장에서 가상화폐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초 유례없는 활황을 맞아 급등세를 보인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힌 이유로 자금 유출을 꼽았다. 본래 주식시장 유입을 기대했던 투자금이 가상화폐 시장으로 빠져나갔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코스피 지수가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갑작스런 코인 열풍에 많은 2030 투자자들이 주식 대신 코인 투자를 선택하면서 (코스피·코스닥 지수) 상승 동력이 약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에서 2030세대 투자자들이 사라지고 있다?

20대 직장인 A씨는 “처음에는 여유금으로 주식을 사려다가 지인의 추천으로 가상화폐를 샀다”며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이 적어 주식보다는 수익률이 높은 가상화폐가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30세대 사이에서는 영혼까지 끌어 모아 투자한다는 뜻의 ‘영끌’이나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빚투’라는 단어가 유행하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들이 “요즘 2030세대 투자자들은 ‘거래소’라는 단어를 듣고 증권거래소가 아니라 가상화폐 거래소를 먼저 떠올린다”며 푸념할 정도다.

증권업계 다른 관계자는 “2030세대들이 ‘나만 돈 벌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2030세대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드는 것은 이 위기감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증권가 입장에서 ‘미래의 고객’을 가상화폐 시장에 빼앗기는 것과 다름없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2030세대는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약하기 때문에 가상화폐 시장에서 복구 불가능한 피해를 받을 수도 있다”며 “주식시장은 가상화폐 시장과 달리 보호책이 마련되어 있어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가상화폐 시장으로 유출된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속내를 은근하게 드러낸 셈이다.

하지만 가상화폐 시장은 2030세대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적은 투자금으로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고 가상화폐 특성상 주식과 달리 소수점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노우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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