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정성 있는 ESG경영 체제로 전환…“단기성과보단 장기관점에서 추진”
기업의 DNA는 성장이다. 생존과 증식, 성장을 향한 기업 DNA의 투쟁은 오늘의 문명과 과학, 기술, 높은 삶의 질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기업 DNA가 지나치게 치열해 더러는 반사회적, 반인류적이어서 성장에 걸림돌이 되거나 인류를 위기에 빠트리는 자가당착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은 무한성장 DNA에 신뢰와 책임의 강화를 모색한다. 그것은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과 기업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들이 어떻게 ‘ESG’를 준비하고, 무슨 고민을 하는지 시리즈로 심층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2030년까지 총 60조원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금융에 쏟아붓겠다”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ESG 경영계획을 밝혔는데, 금액으로 봤을 때 지금까지 금융지주사가 제시한 것 중 단연 최고 수준이다.
하나금융그룹은 ESG 경영을 핵심 경영전략으로 삼아 다양한 방안을 실천하고 있다. 중장기 경영전략인 ‘NEXT 2030, Big Step’을 통해 플랫폼, 글로벌, 사회가치금융이란 3대 성장전략을 제시했는데, 이중 사회가치금융이 ESG 경영 강화를 위한 것이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22일 51번째 지구의 날에 맞춰 ‘2030 &60’, ‘제로(ZERO) & 제로(ZERO)’ 전략을 밝히면서 “2021년을 하나금융그룹의 ESG 경영 원년으로 공표하고, 지속가능한 내일을 위한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딛겠다”며 “ESG 경영을 기반으로 그룹 전반의 체질 개선은 물론 미래 세대를 위한 변화와 진정성이 담긴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30 &60’·‘제로(ZERO) & 제로(ZERO)’ 추진…‘지속가능경영위원회’ 신설
ESG 중장기 목표 ‘2030 &60’은 오는 2030년까지 환경·지속가능 부문에서 총 60조원의 ESG 금융 조달과 공급을 목표로 한다. ESG 채권 발행 25조원, ESG 여신 25조원, ESG 투자 10조원 등이다.
이를 통해 사회 문제 해결과 친환경 사업 등 다양한 부문에 ESG 금융 지원을 실시할 계획이다.
‘제로 & 제로’ 전략을 통해 2050년까지 그룹 사업장 탄소배출량 제로와 석탄 프로젝트금융(PF) ‘제로’도 추진한다. 향후 30년 동안 그룹의 모든 관계사가 참여해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석탄 PF 잔액을 제로로 줄이기로 했다.
하나금융그룹은 또 ▲저탄소 경제체제로의 이행 촉진 ▲금융을 통한 사회적 기여 확대 ▲ESG 경영 투명성 제고 및 지속가능경영 의사결정 체계 구축이라는 3대 핵심전략 방향을 설정했다. 이를 현장에서 속도감 있고 촘촘하게 이행하기 위해 9대 핵심 과제도 추진한다.
하나금융그룹은 ESG 경영 강화를 위해 이사회 안에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새로 만들어 그룹의 ESG 전략 및 정책 수립 등 주요 사항을 결정하기로 했다.
이 위원회는 글로벌 ESG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효과적인 ESG 전략을 수립하는 일을 맡는다. 또 ESG 금융을 바탕으로 ‘플랫폼 금융’ ‘글로벌 금융’의 그룹 3대 전략을 추진한다.
진정성 있는 ESG경영 체제로 전환…“단기성과보단 장기관점에서 추진”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말 그룹 ESG경영 TFT(태스크포스팀)을 신설해 ESG 중장기 전략 수립을 위한 사전 작업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그룹의 체질 개선을 우선적인 목표로 그룹 조직 및 성과 평가체계 구축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또 취약 부분을 강화함으로써 글로벌 수준의 ESG 경영 체계를 구축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울러 국가 차원의 2050 탄소중립 목표에 적극 동참하고 저탄소경제로의 전환을 통한 신재생에너지 시장 확대 및 기후변화 리스크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ESG 전략을 그룹 차원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탈석탄 선언으로 국내.외 석탄 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신규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채권 인수 등을 전면 중단했다.
또 환경사회리스크 관리체계(ESRM)를 구축하여 환경파괴와 인권침해 문제가 있는 사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억제할 계획이며, 이를 토대로 2021년 중 적도원칙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몇 년간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노력을 계속해 왔다.
환경경영시스템 도입을 통한 ISO14001인증 획득 및 CDP 기후변화 대응부문에서 최고등급인 리더십 A를 획득했다. CDP는 기후변화, 물, 산림자원 등 환경과 관련하여 전세계 금융기관들이 주요 기업과 도시 등에 정보공개를 요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나 대출 등 금융 활동에 반영하는 글로벌 탄소 공개 프로젝트다.
ESG 경영 활동을 계열사별로 보면,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 2019년 초 6억달러 규모의 지속가능채권 발행에 성공한 데 이어 2020년 6월 5000만달러 규모의 소셜 본드를 발행했다.
하나캐피탈과 하나카드는 각각 3000억원 규모의 ESG채권을 발행하는 등 관계사의 참여를 통해 지속적인 ESG금융 확대 노력을 하고 있다.
지속가능채권의 발행은 최적의 자금조달 기회를 확보하고 투자자 다변화를 이루기 위한 본연의 목적과 함께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관련 프로젝트 지원 등 ESG금융을 통한 사회가치 창출 등의 목적으로 안정적인 자금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 된다.
올해 3월에는 시중은행 최초로 3자 인증을 받은 ‘그린론(Green Loan)’을 통해 풍력발전개발 지원을 주도 하는 등 향후 다양한 ESG 금융 상품 개발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이 같은 전략들은 2030년 더 나아가 2050년까지의 중장기 비전을 가지고 진행하는 사업인 만큼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하나금융그룹의 진정성 있는 ESG경영 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할 예정”이라며 “그룹의 핵심 관계사인 은행을 시작으로 모든 관계사가 일정 수준 이상의 ESG경영 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