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개발 LG' VS '협업하는 삼성'...생활가전에 이어 렌탈사업까지 서로다른 전략
상태바
'자체 개발 LG' VS '협업하는 삼성'...생활가전에 이어 렌탈사업까지 서로다른 전략
  • 정은지 기자
  • 승인 2021.05.12 16: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생활가전 시장, 생산 개발 및 마케팅 전략 '대조적'...렌탈시장에도 서로다른 전략 펼친다
-삼성전자, '팀 비스포크 결성에 이어 'SK매직'과 MOU맺어...파트너사와의 협업으로 제품생산
-LG전자, 제품 개발 생산에서 사후 서비스까지 자체적으로 진행...기술력 강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사업을 함에 있어 서로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LG전자가 개발에서 생산까지 자체 기술력을 통해 관련 사업을 직접 펼쳐나가는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여러 업체들과의 협업을 장려하는 등 양사 전략에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는 "두 기업은 저마다 가지고 있는 장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며 "그 장점을 살려 서로 다른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생활가전 제품과 렌탈사업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가 팀 비스포크를 만들어 협업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LG전자는 독자적 생산체제를 강조한다. 렌탈사업에서도 최근 SK매직과 손잡고 렌탈 사업을 펼치는 삼성전자와 달리 LG전자는 오랜 노하우를 살려 자체적으로 렌탈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팀 비스포크, LG전자는 자체생산 고집

국내 렌털 시장 규모 [자료=KT경제경영연구소]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가전제품 생산을 위해 '팀 비스포크'를 결성했다.

삼성전자는 국내 중소 제조업체에 비스포크 가전 일부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같은 방식은 고객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고 원가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가 모든 제품을 생산하지 않고 하청업체에게 생산을 맡기는 방식이다. 

팀비스포크는 디자인 파트너, 부품 및 제조 분야의 테크 파트너, 제품에 다양한 서비스를 부가해 주는 콘텐츠 서비스 파트너 등으로 구성된다.

디자인 분야에서는 글로벌 프리미엄 페인트 회사인 ‘벤자민 무어’와 협업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인테리어 디자인에 영향을 끼치는 벤자민 무어의 트렌드 색상을 기반으로 냉장고와 잘 어울리는 360개의 ‘프리즘 컬러’를 제안한다.

‘한샘’과도 디자인 협업을 진행중이다. 한샘의 프리미엄 부엌 브랜드 '키친바흐'에 쓰이는 ‘페닉스’ 소재를 비스포크 냉장고 등 주방 가전에 적용했다. 이외에도 양사의 제품을 패키지로 판매해 다양한 주방 디자인을 제안하는 '스마트패키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테크 분야에서는 현재 4개 기업과 협업하고 있다. 광주에 공장을 둔 냉장고 선반 등 사출전문기업 ‘대창’은 비스포크 큐브 냉장고를 생산한다. 지난해 출시된 큐브 냉장고는 25리터 용량의 소형 냉장고로, 화장품‧와인 등을 맞춤 보관할 수 있다.

이번달 출시 예정인 신발관리기 슈드레서는 ‘디케이’가 만든다. 디케이는 생활가전 부품과 공기청정기, 제습기 등 에어 가전을 만드는 회사다. 소형 공기청정기 큐브에어는 ‘두영실업’이, 모듈형 정수기는 ‘오비오’가 각각 생산한다.

콘텐츠 분야에선 카카오엔터프라이즈, CJ제일제당, 쿠팡 등과도 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비스포크 가전 및 스마트싱스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 간편쇼핑, 레시피 검색, 음성 인식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가전제품 생산을 위해 '팀 비스포크'를 결성했다. [사진=삼성전자 유튜브화면 캡쳐]

이에 반해 LG전자는 LG오브제컬렉션을 자체생산하고 있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LG오브제컬렉션은 상냉장 하냉동 냉장고, 빌트인 타입 냉장고, 김치 냉장고, 1도어 냉장·냉동·김치 컨버터블 냉장고, 식기세척기, 광파오븐, 정수기, 워시타워, 스타일러에 이어 올해 에어컨과 청소기가 추가돼 생활가전 전반에 걸친 13종의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LG 오브제컬렉션 제품군은 계속 늘어날 예정이다. 

LG오브제컬렉션은 디자인을 소비자가 스스로 선택하는 '맞춤형' 가전이라는 점에서 삼성전자 비스포크의 대항마로 꼽힌다. 

LG전자는 삼성전자가 제품 생산 상당수를 OEM으로 하청업체에 맡기는 것과 달리 대부분의 제품을 직접 만들고 있다. 현재 안마의자만 중국 제조업체를 통해 OEM으로 판매하고 있다.

LG전자 ‘물과학연구소’ [사진=LG전자]

렌탈업체와 협업하는 삼성전자 VS 렌탈 인프라 구축하고 케어 서비스 강화하는 LG전자

삼성과 LG의 서로다른 전략은 렌탈 사업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여파와 구독경제의 확대로 렌털업계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렌털 시장 규모는 2006년 4조 원에서 2016년 25조9000억 원으로 빠르게 증가했고 2020년 40조1000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빠르게 성장하는 렌탈시장 선점을 위해 협업 전략을 선택했다. 

교원웰스, 청호나이스, 현대렌탈케어 등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최근 SK매직과도 손을 잡았다. 이에 따라 고객들은 삼성전자의 에어드레서, 건조기,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SK매직에서 렌탈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매출 확대 뿐만 아니라 LG전자를 견제하고 SK매직은 대형제품을 중심으로 제품 다양화를 통해 렌탈시장에서의 성장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SK매직의 고객풀도 삼성전자에게 큰 이점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보고있다. 렌탈 인프라 구축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사업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SK매직과 MOU를 체결했다. [사진=SK매직]

반면, LG전자는 렌탈과 케어를 분리하며 사업을 세분화하는 등 렌탈사업을 전문화하면서 독자적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09년부터 자체적으로 구축해온 인프라를 바탕으로 렌탈 사업에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LG전자는 2018년, 가전 관리 전문 서비스인 '케어솔루션'을 선보이면서 렌탈 사업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했다. 

현재 렌탈 가전 8종과 함께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얼음정수기냉장고까지 총 9종을 대상으로 케어솔루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렌탈사업과 케어솔루션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한국영업본부 산하 렌탈케어링사업담당을 '렌탈케어링사업센터'로 격상시켰다.

올해 초엔 LG전자 하이엠솔루텍에서 케어솔루션 부문만 분사시킨 자회사 '하이케어솔루션'을 설립하며 미래성장동력인 렌탈사업을 전문화하고 있다. 하이케어솔루션엔 4000여명의 매니저들이 LG전자 가전을 집중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후관리 서비스까지 지속적으로 제공한다는 것이 소비자에게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오래전부터 렌탈사업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협업을 진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은지 기자  market@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