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SMR, 탁월한 안전성과 CO2 '0'...'2050탄소중립' 핵심 대안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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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SMR, 탁월한 안전성과 CO2 '0'...'2050탄소중립' 핵심 대안 될 수 있을까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1.06.21 0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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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솔루션 "원전, 비용 비싸고, 핵폐기물·안전성·사회적 수용성 등 문제 있어"
- SMR. 대형 원전대비 비용절감 가능성 높고 안전성 1만배 높아...그린 수소 생산 열쇠

소형모듈원자로(SMR, Small Modular Reacter)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를 포함해, 전세계 주요 국가들이 '2050년 탄소중립(탄소배출을 하지 않는 상태)'에 대한 공감대를 확대하는 시점에서, 기존 원전에 비해 약 1만배나 안전하고 탄소배출을 하지 않는 안정적인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여러 전문가들이 SMR과 그린수소를 결합하면 궁극적으로 탄소중립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여전히 원전은 핵폐기물 처리에 따른 비용과 사회적 수용성 등의 문제로 신재생에너지가 최선의 대안이라고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대형원전과 소형원자로(SMART)의 설계 개념도 비교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SMR, 탄소중립의 열쇠가 될 수 있을까

SMR은 기존 대형원전에 비해 안전성이 획기적으로 높다. 또한 규모가 작은 만큼 넓은 부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큰 원자로를 하나 건설하면 송전에 따른 비용과 환경영향이 크다. 반면에 수요처 근처에 작은 원전을 설치하면 송전에 따른 비용과 고압전선의 길이가 짧아져 유리하다는 면도 있다. 

SMR은 300메가와트(㎿)이하의 출력을 내는 소형 원전이다. 국내에서 개발을 추진하는 혁신형 SMR(iSMR)은 170㎿ 규모다. 가장 최근 건설된 대형 원전인 신고리 4호가 1400㎿인 것과 비교하면 약 8분의 1 수준이다. 

SMR은 안전성을 높였다.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이 하나의 용기에 담긴 '일체형'으로 사고가 발생해도 방사능 유출 위험이 거의 없다. 배관 등이 외부로 나와있는 대형원전에 비해 가장 큰 장점인 셈이다.

SMR의 안전성 기준은 10억년에 1회 노심 손상으로, 기존 대형 원전의 노심 손상 확률 기준이 10만년에 1회인 것과 비교해 무려 1만배나 높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70여개의 모델이 개발되고 있으며, 국내에서 SMR이 관심을 받게 된 것은 지난달 한미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대통령이 SMR에 대한 한미 양국의 협력을 강조하면서부터다. 

세계적으로 기술력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미국 뉴스케일파워는 두산중공업과 협력관계다. 뉴스케일파워는 설계를 맡고, 두산중공업은 원자로를 비롯한 기자재를 제조한다. 뉴스케일파워는 내년 설계심사를 마치면 오는 2025년 SMR 착공을 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국내에서도 미래 수소 경제의 핵심인 그린 수소를 만들기 위한 이상적인 모델로 SMR이 꼽히기도 한다. 물을 전기분해할 때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아야 그린 수소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윤세종 기후솔루션 변호사 "원자력, 비싼 에너지...폐기·해체 비용사회적 수용성까지 따져봐야"

물론, 반대하는 입장도 있다. 경제성과 사회적 수용성을 따져볼 때, 비싼 에너지인데다 발전소와 폐기장 건설에 대한 주민들의 반대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다. 

국내 탈석탄 네트워크인 '석탄을 넘어서''의 사무국을 맡고 있는 기후솔루션(대표 김주진 변호사)은 신재생에너지가 현재로서는 '탄소중립'을 위한 최선이라며 원자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윤세종 기후솔루션 이사 겸 변호사는 "원자력의 발전단가는 사실 비싸다. 연료자체는 화석연료보다 싸지만, 안전시설과 발전시설과, 폐기물 처리비용, 최종 해체비용까지 생각한다면 신재생에너지에 비해 발전단가가 높다"며 "사회적 수용성으로 보더라도, 원자력발전소나 고준위 핵폐기물 처리장을 설치하기 어렵다고 본다. 전세계적으로도 스웨덴 한 곳을 제외하면 사용 후 핵연료 폐기장을 건설하는 나라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세종 변호사는 "원자력은 신재생에너지에 비해 비싸고, 탄소중립의 대안으로 원자력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검토하고 있는 나라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변호사가 지적한 내용들은 SMR이 실제 탄소중립의 대안이 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다. 

 

▲빌 게이츠·워런 버핏 "나트륨 냉각 방식 MSR, 궁극적인 탄소중립 에너지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냉각제로 나트륨을 사용하는 용융염 원자로(MSR)를 궁극적인 탄소중립에너지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MSR은 SMR의 가장 진화된 형태인 셈이다. 

국내에서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삼성중공업이 선박용 MSR를 공동 개발하기로 최근 합의하기도 했다. 다만,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아직 초기 단계이며, 아무런 결과나 성과물을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가장 빠른 SMR 상용화 시점을 오는 2025년으로 예상하는 것을 보더라도 SMR은 앞으로도 많은 검증과 발전이 필요한 기술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 뉴스케일의 SMR 플랜트 조감도 [두산중공업 제공]
미국 뉴스케일의 SMR 플랜트 조감도 [사진=두산중공업]

SMR, 출력 조절 유연·응용범위 넓어...경제성, 핵폐기물 등 우려 해소해야 

현재 개발 중인 SMR은 100㎿짜리 모듈 하나당 약 4000억원이 목표 비용이다. 한국에서는 1400㎿ 대형 원전 하나에 약 5조원이 들어간다. 14개 SMR 건설비용이 5조6000억원이어서 총 비용은 비슷하다. 다만, 초기 투자 비용이 저렴해 오히려 경제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모듈 방식이므로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서 바로 설치할 수 있다. 건설기간이 짧아 경제성이 개선된다는 주장이다. 

SMR은 원자로가 지하 수조 등 밀폐된 곳에 들어 있어 가동 정지돼도 장기간 자연적으로 물이 순환하면서 냉각돼 안전 조치를 취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사고가 나더라도 더 안전하다는 것이다. 

SMR은 모듈화로 인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가능성도 높다. 하나의 원자로 모듈을 생산할 때와 100개의 모듈을 생산할 때 생산효율이 후자가 높고, 초기 연구·개발 비용이 분산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SMR의 일종인 MSR은 원자로 내부에 이상 신호가 생기면 액체핵연료인 용융염이 굳어 큰 사고를 막고, 전력과 수소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다. 그린 수소 생산의 확실한 열쇠인 셈이다. 또한 수명이 20년 이상이라서 핵폐기물에 대한 우려가 거의 없다는 것이 빌 게이츠를 비롯한 지지자들의 주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자력 발전에 대한 근본적인 사회적 수용성은 여전히 개선해야 할 숙제다. 만일 SMR이 탄소중립의 유력한 대안이라면 경제성, 안전성, 필요성에 대한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이해를 넓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 정부의 탈원전정책 기조로 인한 어려움도 감지된다.

두산중공업이 뉴스케일파워와 함께 SMR기술을 개발한 것은 9년 전인 2012년으로 그때는 독보적인 기술 우위를 갖고 있었지만, 이번 정부에서 탈원전정책을 강력히 추진한 결과, 기술적 우위를 상당부분 상실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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