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트레이더스 등과 경쟁 피해 미경합지역 우선 진출... 23년 수도권 진출
VIC마켓, 유료 회원제 폐지 후 높은 성장세... "그로서리 중심 단독 상품 개발" 방점
롯데마트가 불경기 극복과 변화하는 쇼핑환경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창고형 할인점 ‘VIC마켓’의 부활을 선언했다.
그러나 창고형 할인점 시장은 코스트코를 선두로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경쟁자들이 선점한 상태라 롯데마트가 어떤 전략으로 창고형 할인점 시장에 성공적으로 재진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롯데쇼핑은 롯데마트가 운영하는 창고형 할인점인 VIC마켓이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통한 재도약에 나선다고 29일 밝혔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29일 <녹색경제신문>에 "롯데마트의 VIC마켓은 9년 전부터 운영됐으나, 경쟁사들과 대비해 큰 성과를 얻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지난해 유료 회원제를 폐지한 후 2개 점포 모두 큰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어 확장을 결정하게 됐다"며 "과거 경험을 자양분 삼아 차별화된 비젼과 경쟁력있는 PB상품들로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과거 VIC마켓의 성적 부진 이유에 대해서 "유료 회원제 매장이 성공하려면 여기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히트상품이 있어야 하는데 매장 수의 부족으로 인한 '바잉 파워'가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VIC마켓은 '코스트코'를 벤치마킹 해 2012년 금천점에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 콘셉으로 시작했으며, 현재 금천점과 영등포점 2개점을 운영하고 있다. 한때 신영통점과 킨텍스점, 도봉점 등 5개 매장으로 늘렸으나 3개점 모두 지난해 폐점한 상태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VIC마켓은 한 자릿수의 신장률에 머물며 코스트코와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경쟁사 대비 낮은 성장세를 보여왔다. 점포를 공격적으로 확장하지 못했고 경쟁력 있는 상품을 발굴하지 못했던 점이 주요 부진 이유로 분석된다.
그러나, 창고형 할인점 사업은 오프라인을 기반을 하고 있는 유통사업 중에서도 다른 업태에 비해 여전히 오프라인으로서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업태로 분석되고 있다. 대용량 상품과 글로벌 상품의 경쟁력이 코로나 시대와 맞물려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강화되는 가성비 중심의 합리적 소비 문화가 확장되는 불경기형 고객 소비패턴의 변화로 창고형 할인점 시장은 점차 성장하고 있다.
국내 할인점 시장을 일반 대형마트라고 불리는 하이퍼 형태와 창고형 형태로 나눠 연도별 비중을 살펴보면(각 사 공시 매출기준), 2018년에는 하이퍼 77.8%, 창고형 22.2% 였던 매출비중이 2020년에는 하이퍼 74.7%, 창고형 25.3%로 창고형 할인점의 비중이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실제로 2020년 VIC마켓 금천점과 영등포점은 20% 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롯데마트 측은 "이를 지난 해 6월 회원제에서 개방형으로 변경한 것도 매출을 상승시킨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롯데마트는 이런 매출 상승 효과에 주목해 VIC마켓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먼저 내년 초 목포점과 전주 송천점, 광주 상무점 등 호남권 매장을 VIC마켓으로 전환해 운영하게 되며, 2023년까지 20개 이상의 점포로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VIC마켓의 사업 비전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언제나 새로운 상품으로 고객가치를 지향하는 창고형 매장’이라는 비전을 세웠다.
출점 지역은 코스트코와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경쟁사 창고형 할인점이 출점하지 않은 미경합지역인 호남권과 창원지역(창원중앙점)을 우선적으로 선정했다. 상대적으로 창고형 할인점의 이용 경험이 적은 지역에 새로운 쇼핑 체험을 제공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복안이다. 2023년에는 경쟁사가 많은 수도권에 진입해 창고형 할인점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새롭게 선보이는 VIC마켓은 합리적 가격의 대용량, 엄선된 상품이라는 창고형 할인점의 기본 가치 외에 기존 VIC마켓의 강점인 신선 식품을 더욱 특화할 예정이며, 지역 거점 점포로서의 쇼핑 편의성 강화를 위해 리빙전문점과 와인전문점 등 카테고리 전문 매장을 함께 연계하게 된다.
먼저, 창고형 할인점의 주 경쟁력이 되는 ‘상품’의 개발에 있어 주요한 5가지 원칙을 수립해 운영한다. 생필품 및 고 회전상품 중심으로 VIC마켓의 독자적 PB개발을 가속화하고, 해외소싱과 가치소비가 가능한 사회기여 상품을 확대한다. 2023년까지 전체상품의 30%까지 PB해외소싱상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신선 원물의 직소싱을 늘리고, 신선 인증제 상품을 추가 개발함과 동시에 PLA, PO, 페이퍼 포장 등 친환경 패키지를 적극 운영한다. 신선 시그니처 상품 및 브랜드와의 콜라보 상품을 개발하는 등 VIC마켓에서만 살 수 있는 차별화 상품 개발을 우선시하며, 카테고리별 1등 NB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한 상품을 보강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 신주백 VIC마켓 부문장은 “창고형 할인점은 여전히 매력있는 오프라인 유통업태라고 판단해 사업을 확장을 결정했다”며, “언제나 새로운 상품으로 고객가치를 지향하는 창고형 매장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VIC마켓은 기존 홈플러스를 리모델링해 매장 높이가 그대로인 '홈플러스 스페셜'보다는 이마트 트레이더스 모델에 가까운 매장 구성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기존 롯데마트를 전환하는 것 외에도 신규 점포 또한 VIC마켓으로 오픈할 예정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홈플러스 스페셜은 기존 매장을 그대로 사용하기에, VIC마켓이 추구하는 컨셉과는 차이가 있다"며, "창고형 할인점 본연의 가치에 맞는 매장 구성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