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백내장 실손 보험금 1조원 상회 추산
- 과잉의료 통제부족 및 도덕적 해이가 원인
일부 의료기관의 '백내장 과잉진료'로 속을 태운 보험사들이 대한안과의사회와 손잡고 부당행위 근절에 나섰다. 백내장 수술은 올해 보험금 청구금액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면서 실손보험의 지속가능성을 훼손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실정이다.
6일 생손보협회와 대한안과의사회는 약 1500개소의 전국 안과 병의원을 대상으로 백내장수술 관련 환자 소개·유인·알선 행위를 막기 위한 계도 홍보 캠페인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한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백내장 수술 건수 증가세에 비해 실손보험금으로 지급된 증가 규모가 훨씬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과잉 의료에 대한 통제장치 부족과 비급여 진료에 대한 일부 계층의 도덕적 해이 등이 주요 원인으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백내장 수술은 우리나라 33대 주요 수술건수 1위로 최근 일부 소수 안과 병의원의 브로커가 환자 소개·알선·유인 및 허위청구 행위로 인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손해보험의 전체 실손보험금에서 백내장수술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6년에는 1.4%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백내장수술 관련 실손보험금이 가파르게 증가해 지난해에는 6.8%를 차지하며 지난 4년 동안 4.8배 급증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손해보험회사가 지급한 실손보험이 연평균 70% 늘어난 것으로, 백내장 수술 건수가 해마다 10%씩 증가하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매우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또 10개 손해보험사의 백내장 관련 보험금이 지난 2018년 2490억원에서 지난해 6374억원으로 늘었고, 올해 상반기에만 작년 같은 기간보다 58.2%나 급증한 4813억원에 달한다. 손보업계는 올해 말까지 백내장 관련 보험금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같은 백내장 수술 관련 실손보험금이 증가하고 있는 건 일부 안과 병의원이 비급여 항목인 검사비나 다초점 렌즈삽입술비 등을 높여 비용을 과다하게 책정하는 등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가 심각해진 탓이다. 특히 일부 병의원들은 정부의 제도 변경 때마다 비급여 항목 가격을 조정하며, 실손보험금을 청구했다.
이는 민영 실손보험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가중시키는 한편, 건강보험재정 누수를 불러오고 선량한 국민의 보험료 부담 증대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또 과도한 수술이나 진료로 의료소비자의 건강에도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정상적으로 병의원을 운영하는 대부분의 선량한 안과 의사들에게 상대적 박탈감과 자칫 부도덕한 집단으로 오인되는 폐해도 발생했다.
이에 보험사는 일부 문제 안과 병의원을 보험사기방지특별법상 보험사기와 의료법 위반으로 수사의뢰하고 환자를 유인해 금전적 이익을 제공한 병의원은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에 따라 공정위에 신고하기도 했다.
아울러 대한안과의사회는 일부 부도덕한 병의원으로부터 선량한 의료인을 보호하기 위해 수사기관에 탄원서를 제출하고 전국 안과 병의원에 자정을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하는 등 일부 안과 병의원의 부당 행위를 뿌리 뽑기 위해 적극 노력 중이다.
이번 생·손보협회와 대한안과의사회가 진행하는 캠페인은 '백내장 수술 알고합시다!'라는 유의사항과 함께 보험사기 신고처 및 포상금 제도(적발시 최대 10억원)를 안내해 보험사기 제보 활성화도 적극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생·손보협회는 앞으로도 의학단체와 협업을 통해 올바른 의료문화 이용 확립을 위한 홍보 및 제도개선 등에 지속 힘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