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금융 불균형 누적으로 급증한 가계부채와 과열된 자산시장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겠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고승범 금융위원장의 말이다. 고 위원장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계부채가 경제·금융 위험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가계부채 증가율 6%대 유지에는 변함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날 여야 정치권 모두 금융당국의 갑작스러운 고강도 대출 규제 정책을 비판하며 대출 절벽에 내몰린실수요자 보호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고 위원장은 “투기 수요를 막고 실수요자를 보호해야 하지만, 현재 가계부채 증가의 대부분인 실수요자도 상환 가능한 능력 안에서 합리적으로 되어야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 달성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고 위원장은 실수요자 보호 대책도 강화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은행을 통해 실수요자 대출 관리 상황을 살펴보고, 취약 차주를 파악해 이달 중 보완 대책을 세워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유의하겠다고 했다. 집단대출은 현장 모니터링을 관리·강화하고 10월 중 보호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보금자리론 등과 같은 정책 모기지 중도상환 수수료는 1.2%에서 0.6%로 절반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고강도 빅테크 금융 플랫폼 규제 방안과 관련해 고 위원장은 “빅테크·핀테크의 발전은 디지털 금융 산업 혁신을 위해 필요하지만, 금융소비자 보호 차원과 금융 안정 차원에서는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빅테크 기업이 금융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경쟁과 안정 등을 저해하는 잠재위험이 없는지 감독하고, 소비자 보호에 빈틈은 없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계도기간이 지난달 24일로 끝났지만 올 연말까지는 시간을 두고 빅테크·핀테크 기업들이 규제를 따르는 데 시간을 두겠다고 했다.

가상자산(암호화폐) 상장·폐지 조건 기준이 없다는 지적에 고 위원장은 “현재 가상자산 상장 관련은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운영하도록 돼 있다”며 “상장·폐지 관련 이용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상자산업법으로 논의가 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독점 논란에는 “영업 방식이 이용자 보호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업비트의 가상자산 거래소 점유율은 80%에 달한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보이스피싱 예방이 어렵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고 위원장은 “가상자산 거래소가 금융회사로 분류되지 않다 보니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 며 “현재 국회에서도 가상자산 사업자 제도를 논의하고 있는 만큼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도를 가상자산 사업자에도 적용 가능한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