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비용 총 1.4兆 규모 예상...LG전자와 반씩 분담
-中정부, 내수 산업 전폭 지원...LG엔솔 1위 탈환은 당분간 어려울 것
LG에너지솔루션이 GM과 전기차 배터리 화재와 관련한 합의를 마무리하고 기업공개(IPO)를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불확실성이 해소됨에 따라 IPO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LG엔솔은 "최근 당사와 LG전자, GM 3사 간의 리콜 관련 합의가 순조롭게 종결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LG엔솔은 6200억원, LG전자는 4800억원 규모의 추가 충당금을 설정한다고 공시했다. 충당금 비용은 올해 3분기 실적에 각각 반영 예정이다.
이번 합의 내용에 대해 업계에서는 GM이 LG에 책임을 전가했다고 보고 있다. 충당금 100%를 LG가 부담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혀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녹색경제신문에 "(리콜 비용)100%를 LG에 주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LG입장에서는 상당히 아쉬울 것"이라며 "하지만 LG는 GM과 합작법인 얼티움셀즈도 세우고 있다. 큰 그림을 보고 물러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실제로 자동차 화재 사고가 발생한 경우 그 원인을 명확히 밝히기는 어렵다"며 "이런 경우 '을'의 위치에 있는 기업이 책임을 질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LG엔솔 기업공개 초읽기...글로벌 1위 자리 탈환할까?
이에 따라 LG엔솔의 연내 상장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3분기 적자가 예상됨에 따라 다음해 초까지도 미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지난 2분기에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받은 합의금이 고스란히 리콜 비용으로 들어가게 됐다. 앞으로도 공장도 짓고 연구개발을 진행하려면 자금이 절실할 것"이라며 "IPO를 추진해서 자금 조달이 원활해지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엔솔은 현재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배터리 사용량 자체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1위와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는 상황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과 교수는 녹색경제신문에 "이번 리콜사태와 같은 사건이 없었더라도 당분간은 글로벌 1위 자리를 탈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 세계 전기차 판매의 절반 정도는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중국은 내수 산업에 대한 보호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중국 내수 시장에서 판매되는 전기차는 대부분 중국산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다.
이 교수는 "점유율 자체는 LG엔솔이나 삼성, SK 등이 줄어든 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파이(시장) 자체가 커졌다.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들도 매출이 두 배로 성장하는 등 전반적으로 시장이 성장세다. 파이가 커지면서 K-배터리의 시장 점유율이 떨어진 것 뿐"이라고 말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CATL의 1~8월 배터리 사용량은 49.1GWh로 1위다. 전년 동기(15.8GWh) 대비 무려 210.8% 증가한 수치다. LG엔솔은 39.7GWh로 전년 동기(15.6GWh)대비 154.4% 성장했음에도 CATL을 따라잡진 못했다. LG엔솔의 점유율은 24.5%를 기록했다.
이 교수는 LG엔솔의 향후 방향성에 대해 "우리나라가 중국 내에서 배터리 판매 1위를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며 "점유율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수익성을 높이는 쪽으로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엔솔에 따르면 이번 리콜과 관련해 배터리 셀과 모듈 라인의 공정 개선은 이미 완료돼 생산이 재개됐다.
LG엔솔은 "교체 비용은 총 1조4000억원 규모로 예상되나 추후 진행 과정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다"며 "당사와 LG전자 간 회계적 충당금 설정시 양사 분담률은 현재 상황에서 중간값을 적용해 반영하고, 최종 분담비율은 양사의 귀책 정도에 따라 추후 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GM에 대해선 "LG엔솔과 10년 이상 전략적 파트너십을 이어온 중요한 고객사"라며 "이번 리콜을 원만하게 해결한 것을 계기로 상호 신뢰를 더욱 돈독히 다지고 미래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공개와 관련해서는 "리콜 조치에 대한 제반 사항이 합의됨에 따라 일시적으로 보류됐던 기업공개(IPO) 절차를 속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