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위산업학회(회장 채우석)이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또한 방산학회가 발간하는 '한국방위산업학회지'가 지난달 등재학술후보지가 된지 12년만에 한국연구재단(NRF)로 부터 등재학술지로 선정됐다.
이를 기념해 방산학회소속 12명의 주요인사가 한국방산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해 발전방향을 제시한다...<<편집자 주>>
▲韓방산기술 세계 9위...국가안보·국가경제 지키려면 체계적으로 보호해야
우리나라의 국방비는 세계 8위, 국방과학기술은 세계 9위 수준으로 올라섰고, 국제경쟁력이 확보되면서 세계시장 진출 단계로 도약하고 있는 만큼 국가의 안보와 경제를 지키기위해 방산기술의 체계적인 보호가 필요하다.
지난 2015년 '방위산업기술보호법'을 제정했으나 선진국의 제도와 비교하면 아직까지 초기 수준으로 최근에도 방산기술의 유출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미국은 획득 프로그램 보호 제도를 운영하면서 정부의 획득 조직, 방산업체 조직 및 군수품에 대한 보호체계를 구축하고 적의 위협으로부터 기술, 공급망, 기밀 정보 등을 보호하고 있으며 전문기관을 두고 많은 전문인력과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또한 정보기관이 해외의 위협 정보를 수집 분석하고 관련 기관과 공유하는 위협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방산 보안 전문기관, 전문인력 충족시키기 위한 예산 배정 등 혁신 필요
국방 획득 프로그램 보호를 위한 전문기관이 필요하다. 또한 방위사업, 국방과학기술, 보안 및 방첩을 아우르는 전문인력으로 구성하고, 매년 방위력개선사업비의 일정 부분을 전문기관의 예산으로 배정하는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방위산업의 기술, 공급망, 연구인력 등에 대한 위협 양상이 복잡하고 다양화되면서 방첩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방첩기관은 국내외 위협 정보를 수집 및 분석하고 관계기관에 공유함으로써 효율적인 위협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방산 보안 분야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고 있으나 전문인력이 부족하고 연구기반도 매우 미약한 실정이며, 정부는 대학, 학술단체 등 학계를 지원해 전문성을 키우고 지속적 성장을 위한 개방적 운영이 필요하다.
▲4차산업혁명으로 방산 패러다임 변화...美 프로그램 보호제도 벤치마킹 필요
선진국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양자컴퓨팅, 사이버 기술 등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무기체계 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중후장대한 방산에서 기술집약형 방산으로 체질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방 연구개발을 방산업체 위주 소요관리형 연구개발에서 벤처업체, 대학, 연구소 등에서 개발한 신기 술을 이용한 연구개발, 국내외 기업의 인수합병(M&A)과 공동연구개발을 통한 신속한 신기술 연구개발로 변화시키는 등 국방 획득체계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세계 각국은 첨단 과학기술의 확보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심지어 정부 차원에서 산업스파이, 사이버 해킹, 공급망 공격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타국의 앞선 신기술의 탈취를 꾀하고 있다.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확보한 방산기술이 유출되면 국방력과 방산수출경쟁력에 미치는 피해는 막심하다.
앞으로 방산보호에 대한 요구사항은 다양해지고 늘어날 것이며,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보호제도의 도입과 함께 많은 전문인력과 예산지원이 요구될 것이다.
선진국의 방산보호 제도는 오랜 역사를 통해 구축된 것으로 앞으로 우리나라가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준다. 현재 '방위산업기술보호법'은 시행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획득 수명주기 전(全) 단계에서 방산기술을 비롯한 중요 자산의 보호를 위한 제도는 없으며 온전한 방산 보호를 위해서는 국방 선진국인 미국의 프로그램 보호 제도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국방 획득 프로그램 보호 제도 운영, 전문기관 설립 및 예산 확대, 국가기관의 개방적 운영과 전문성 제고는 우리 나라의 방산 안보 역량을 선진 수준으로 발전시키고 우수한 기술력을 보호해 국제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이다.
류연승(54) 명지대 보안경영공학과 교수는 한국방위산업학회 이사·편집위원, 한국산업보안연구학회 부회장, 국방보안연구소 자문위원, 명지대 방산보안연구소 소장을 함께 맡고 있다.
서울대에서 계산통계학 학사, 전산과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