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규대출을 받을 경우 ‘고정금리’가 유리할 수도
- 내년 1분기 기준금리 0.25%p 추가 인상 유력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최고 연 5%를 넘어서며 고정금리를 넘어섰다. 올해 들어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꾸준히 오르더니 ‘금리역전’ 현상까지 나타난 것이다. 내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까지 내보여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갈수록 가중될 전망이다.
◇ 대출금리 역전은 ‘지표금리’ 등락 때문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신한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3.68~4.73%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정금리는 0.07%p 하락해 변동금리보다 낮은 연 3.63~4.44%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가장 높은 주담대 변동금리를 나타냈다. 지난 9일 기준 연 3.71~5.01%로 최고 금리가 연 5%를 넘어섰다. 고정금리는 연 3.66~4.96%로 집계되며 역시 변동금리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의 주담대 변동금리를 살펴보면 9일 기준 연 3.59~5.01%로 집계됐다. 반면 고정금리는 연 3.63~4.96%로 변동 최고 금리 연 5.01%가 고정금리 4.96%를 역전했다.
금리역전 현상이 일어난 데에는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가 지난 6월(0.82%)부터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나타내며 5개월 만에 0.47%p 상승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반면 고정금리 기준인 금융채 5년물 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미리 반영해 결정하는데, 지난 7월부터 가파른 오름세를 나타내며 10월 연 2.65%까지 높은 수준을 보이다 지난 9일 연 2.21%로 하락하며 주춤한 모습을 나타냈다.
◇ 이번엔 정말 고정금리로 갈아타야 할까
변동금리가 가파르게 오르자 이자에 부담을 느낀 차주들은 변동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고정금리로 갈아타야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에서 이미 변동금리 대출을 보유하고 있는 차주의 경우, 고정금리로 갈아탈 때 중도상환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때문에 금리 상승기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가산금리를 따져봐야 한다. 대출금리는 지표금리에 은행 가산금리를 더한 값으로 지표금리는 코픽스에 따라 변동이 있지만, 가산금리는 변하지 않는다. 가지고 있는 대출의 가산금리 조건이 유리해 지표금리 상승폭을 상쇄할 수 있다면 오히려 변동금리가 나을 수 있다. 또한 대출을 갈아탈 때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적용 여부를 알아보고 원하는 한도 내에 대출이 가능한지 확인해야 한다.
지금 같은 금리 상승기에 신규대출을 받을 경우 고정금리가 유리 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신규 대출 상담시 고정금리에 대한 문의도 늘고 있다”고 전한 것과 같이 향후 추가 금리 상승을 우려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김수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단기금리가 내년에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라 추가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 된다”며 “신규 주담대를 받는다면 당분간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밝혔다.
◇ 이대로 가다간 최고금리 ‘6%대’에 이를 수도
금융권은 앞으로 변동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년 기준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벌써부터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1분기의 경제 상황에 달려있겠지만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필요는 없다”며 내년 1분기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이 총재의 이 같은 발언에 금융권에서는 내년 1분기 기준금리가 0.25%p 추가 인상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기준금리가 한 차례 더 인상되면 빠른 시일 내 주담대 최고 금리가 6%대 에 까지 이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한은이 지난 9월에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p 오르면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 규모는 2조 9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는 내년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을 올해(5~6%)보다 낮은 4~5%로 제시했다. 시중은행이 강화된 대출 총량 규제에 따라 금리를 높이거나 우대금리를 축소해 대출 수요를 관리한다면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가중 될 전망이다.
노설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