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투자전문가인지 판가름 날 것"…국내 증권사 CEO 신년사 메시지는?
상태바
"누가 투자전문가인지 판가름 날 것"…국내 증권사 CEO 신년사 메시지는?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01.03 16: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증시 불확실성·디지털화·ESG 내재화 공통 메시지
-유동성 장세 끝, "누가 투자전문가인지 판가름 날 것"
[출처=픽사베이]

2022년 임인년(壬寅年)을 맞아 국내 증권사 대표들이 내놓은 메시지가 주목 받는다.

각사 대표는 긴축재정과 대외 불확실성이 맞물린 올 한해 불투명한 전망을 내놓은 가운데, 위기 속 기회를 발굴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디지털 전환을 강화한다고 다짐했으나 토스,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의 활약에 위기감이 더욱 높아진 분위기다. 마지막으로 ESG 경영체계가 일정부분 자리를 잡은만큼 확대나 정립보다 내재화에 역점을 뒀다. 


유동성 장세 끝…이제 진짜 실력 나온다


"올해의 금융환경은 지난해 만큼 밝지는 않을 것입니다"(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우리는 불확실한 금융시장 전망과 치열한 경쟁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

"2022년 세계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잦은 반등과 침체를 계속할 것으로 전망됩니다"(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

국내 증권사 대표들은 불투명한 올 한해 전망을 가장 먼저 꺼냈다. 지난해 증권업계는 뜻밖의 유동성 장세로 호황을 누렸다. 지난 3분기 기준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증권사는 모두 네 곳. 다만 지난 하반기부터 한국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에서 긴축재정에 들어가며 증시로 흐르는 자금은 빠지는 추세다.

이러한 머니무브(자산 이동)는 올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 박혜진 연구원은 "2022년 일평균 거래대금을 2021년 26조원 대비 –53.5% 감소한 16.9조원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전통적인 브로커리지 영업 외에 다른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크게 흔들릴 게 불보듯 뻔하다.

NH투자증권 정영채 대표(왼쪽), 미래에셋증권 최현만 대표(오른쪽). [출처=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이에 각 증권사 대표들은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한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NH투자증권 정영채 대표는 멀리 돌아가지 않고 고객으로부터 이 기회를 찾는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최근 디즈니(Disney)가 기존 방식에 매몰된 탓에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점유율이 낮은 점을 지적하며, "고객의 니즈를 미리 단정짓거나, 단기적인 손익계산서만으로 비즈니스의 성패를 예단하는 일은 최대한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미래에셋증권 최현만 회장은 타 경쟁사와의 초격차를 이룰 G.I.D.P(Global. Investment. Digital. Pension) 전략을 제시하며 "(유동성 장세가 끝난) 지금부터는 누가 진짜 능력 있는 투자전문가인지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빅테크 증권사 진출에, 디지털 전환 가속페달


지난해에 이어 증권사 대표들은 디지털 전환을 또 다시 강조했다. 다만 지난해 다소 막연하게 다가왔던 위기감은 이제는 토스증권, 카카오페이증권 등 빅테크 기업 진출에 목끝까지 바짝 다가온 상황이다.

토스증권은 지난해 3월 출시 이후 9개월 만에 신규 개설계좌 400만좌를 돌파했다. 전년도 전체 국내 개인투자자(916만명)의 절반 수준이다. 내년 출범 예정인 카카오페이증권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르면 내년 카카오페이가 최대 고객 1000만명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대응해 각 증권사 대표는 주식거래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기존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모델을 넘어 고객경험에 초점을 둔 디지털 플랫폼화에 모든 역량을 총동원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KB증권 박정림·김성현 대표는 "MTS를 단순한 거래수단이 아닌 금융투자 플랫폼으로 역할을 재정의하고, 주식 이용 고객 중심의 매체에서 온라인 자산관리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이영창 대표는 "증권업을 넘어 종합투자플랫폼으로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금융시장의 새로운 주인인 MZ세대에게 현실과 디지털을 넘나드는 역동적인 하이브리드 경험을 다양하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SG 경영 내재화 당부…"따뜻한 자본주의 만들자"


왼쪽부터 박정림, 김성현 KB증권 대표,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 [출처=KB증권, 신한금융투자]

각 증권사 대표는 마지막으로 ESG 경영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을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지난해 각사 대표가 ESG 경영 확대의지를 전달했다면 이번에는 ESG 경영 '내재화'에 중점을 둔 모습이다. 지난 한해동안 이룬 ESG 경영 체계를 안정적으로 이어간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권사는 지난해 ESG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 5대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NH투자·키움)의 경우 ESG 위원회를 이사회 아래에 모두 설치했고 'RE100' 등 글로벌 이니셔티브에 적극적으로 가입했다. 그 결과 증권업계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등 국내외 ESG 평가기관으로부터 전년대비 높은 평가를 받았다.

NH투자증권 정영채 대표는 "사회적으로 관심이 늘어가는 ESG 관점의 운영체계 역시 꾸준히 강화해 나가야 한다"며 "사회적 책임을 다 하는 것이 보다 지속가능한 고객가치 창출과도 맞닿아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와 환경에 대한 책임을 충실히 이행해 주시길 부탁 드리며, ESG경영 확산 및 선도적 ESG역량 확보와 더불어 KB증권 임직원 모두가 ESG 내재화를 위한 지혜를 모으는 일에 더욱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