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상장, LG화학 개인투자자에 피해”
“오너·대주주는 투자금 확보하고 실리 챙겨”
카카오페이 ‘먹튀’도 언급 “손해는 개미가”
대기업의 물적분할 수 상장, 손실 입은 동학 개미들의 불만 폭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소액주주들은 피해보고, 대주주만 이익 보는 분할 상장, 즉 물적분할된 회사의 상장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대선 후보가 대기업의 쪼개기 상장을 지적하며 동학 개미의 손해를 방지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안철수 후보가 처음이다.
안철수 후보는 8일 페이스북에 최근 물적분할 후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페이를 언급하며 "물적분할 상장은 원칙이 있어야 한다"며 "LG화학의 알짜배기 사업이 분리되어 따로 상장되다 보니, 주가가 100만 원을 넘나들던 모회사 LG화학의 주가는 40% 가까이 빠지면서, LG화학에 투자했던 수많은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면, 대주주·오너들은 물적분할 후(100% 자회사를 만든 후) 상장을 해서 더 많은 투자금을 확보하면서도, 여전히 자회사에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실리를 챙겼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후보는 물적분할 상장 후 경영진이 주식을 대거 매도해 '먹튀' 논란이 일었던 카카오페이 사례도 언급했다.
안철수 후보는 "기존 모회사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자회사를 물적분할을 하면서 상장해 기존 주주의 이익을 침해한 사례들이 너무나 많다"며 "그 손해는 코로나19의 위기에서도 주식시장을 지탱해준 동학 개미들이 떠안았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후보는 "기존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는 가장 정직하고 공정한 방법은 물적분할한 자회사를 상장하지 않는 것"이라며 "기존 주주들의 주주권을 훼손하지 않기 위하여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이 구글을 비상장 자회사로 물적분할 한 것이 그 예"라며 강조했다.
안철수 후보는 "LG에너지솔루션 같은 상황이 계속 벌어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를 발생시키는 일들은 지금부터라도 막아야 한다"며 "원칙적으로 대주주의 이익을 위해 상장회사가 새로운 자회사를 물적분할한 후 상장하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천명했다.
네티즌들은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면 대기업의 주식가지고 편법으로 부를 쌓는 일을 없을 것이고 개미들이 손해를 보는 일이 줄어들 것이다. 여러모로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어야 진정한 정권교체를 하는 것", "공약 하나 하나 디테일이 예술이네요", "공정위원장은 뭐하고 있나? 중복 알까기 상장으로 천문학적으로 소애주주들이 손해보고 있는데 두손놓고 있냐?" 등 반응을 보였다.
한편, 최근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페이 등 대기업의 물적분할 수 상장에 대해 손실을 입은 동학 개미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LG엔솔의 모회사인 LG화학의 주가는 곤두박질 치는 등 시장의 교란도 크다. SK케미칼은 주요 바이오주로 주목받으면서 주가가 폭등했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가 분사해 중복 상장하면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지난해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를 각각 분할 상장한 카카오도 주가 하락으로 신음하고 있다. 지난해 승승장구하던 카카오 주가는 지난해 6월24일 17만3000원을 찍은 뒤 하락세로 접어들며 현재 8만7600원까지 내려왔다. 고점 대비 49.4% 빠진 상태다.
물적분할은 인적분할과 달리 모회사 주주들이 신설법인(자회사)의 지분을 보유하지 못한다. 기업들이 핵심사업을 떼어내 자회사를 만들고 상장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은 시위에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물적분할에 반대하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분할 이의 회사 전략과 지분조정 등에 따라 다양한 가치변동이 수반되며 어떤 방식을 선택하는 지에 따라 소액주주들의 기회손실이 발생될 수 있다”면서 “물적분할의 경우 100% 자회사가 되는 사업부문이 기존 회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중요하면 소액주주 등의 지분가치를 훼손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 안철수 후보 <소액 주주들 피해 주는 ‘분할 상장’ 금지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소액주주들은 피해보고, 대주주만 이익 보는 분할 상장, 즉 물적분할된 회사의 상장을 금지하겠습니다.
지난 1월 28일 시가총액 125조에 이르는 거대 기업이 상장하면서 주식시장을 흔들었습니다.
주식시장의 유동성이 이 기업으로 몰리면서 그렇지 않아도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우려로 하향세를 보였던 주식시장이 크게 출렁였습니다.
기관투자자, 개인투자자 할 것 없이 큰 관심을 받았던 기업은 바로 LG화학에서 분할되어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입니다.
문제는 LG화학의 알짜배기 사업이 분리되어 따로 상장되다 보니, 주가가 100만 원을 넘나들던 모회사 LG화학의 주가는 40% 가까이 빠지면서, LG화학에 투자했던 수많은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입니다.
반면, 대주주, 오너들은 물적분할 후(100% 자회사를 만든 후) 상장을 해서 더 많은 투자금을 확보하면서도, 여전히 자회사에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실리를 챙겼습니다.
LG화학뿐만이 아닙니다.
얼마 전, ‘주식 먹튀’ 논란을 일으켰던 카카오의 카카오페이처럼, 기존 모회사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자회사를 물적분할을 하면서 상장해 기존 주주의 이익을 침해한 사례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 손해는 코로나19의 위기에서도 주식시장을 지탱해준 동학 개미들이 떠안았습니다.
물적분할 상장은 원칙이 있어야 합니다.
물적분할을 반대하는 주주에게는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거나, 물적분할 후 상장 시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방법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식매수청구권 부여는 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은 주주들의 권익을 침해할 수 있고, 신주인수권의 경우 자금이 부족한 개인투자자들은 소외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존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는 가장 정직하고 공정한 방법은, 물적분할한 자회사를 상장하지 않는 것입니다.
기존 주주들의 주주권을 훼손하지 않기 위하여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이 구글을 비상장 자회사로 물적분할 한 것이 그 예입니다.
지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하여, 세계 각국이 펼쳐오던 확장적 재정정책과 저금리 기조가, 긴축정책과 금리 인상으로 바뀌면서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LG에너지솔루션 같은 상황이 계속 벌어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발생시키는 일들은 지금부터라도 막아야 합니다.
저는 원칙적으로 대주주의 이익을 위하여, 상장회사가 새로운 자회사를 물적분할 한 후 상장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하겠습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