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윤종, SK중국경제연구소장 등 역임...‘최태원 회장의 경제 과외교사’ 평가
- 이창양, SK하이닉스에서 사외이사 지내...현재 LG디스플레이 사외이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인수위원으로 유웅환 전 SK텔레콤 ESG(환경·사회·지배구조)혁신그룹장(부사장), 왕윤종 전 SK중국경제연구소장, 이창양 교수(전 SK하이닉스 사외이사) 등 SK그룹 출신이 3명이나 선정돼 관심을 끈다.
대기업 관계자는 "유웅환 그룹장을 비롯 SK그룹 출신이 인수위에 합류해 산업계 생태계에 대한 이해와 미래 먹거리 국가 비전이 구체화될 것"이라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혁신도 국가적으로 더욱 중요한 가치로 다루어지면서 경제계 전반에 필수가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17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경제2분과 인수위원으로 간사 이창양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 왕윤종 동덕여대 교수와 유웅환 전 SK텔레콤 혁신그룹장, 고산 타이드인스티튜드 대표를 선정했다.
경제2분과 간사에 이창양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에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 사회복지문화분과 간사에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을 임명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이제 전체 인수위원 선정은 끝났다”며 “명단을 보면 알겠지만 해당 분야 전문성 위주로 인선했다”고 밝혔다. 이어 “또 교수님들도 경력을 보면 알겠지만 교수뿐만 아니라 관료하신 분, 그리고 업계서 일한 분, 또는 교수로 계속 재직하면서 세계 최고 업적을 가진 분 중심으로 인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유웅환 인수위원은 인수위에서 대한민국 ESG 혁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유웅환 위원은 현재 SK텔레콤 고문을 맡고 있다. 안철수 위원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오랜 인연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유웅환 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꾸렸던 2017년 기술 관련 인재영입으로 정치권에 입문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통합형 인사'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유웅환 위원은 지난 2017년 대선 직전 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이던 시절에 대통령선거 경선을 뛰던 시절 영입한 인사다. 미국 반도체 업체인 인텔의 수석매니저를 지낸 후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을 거친 과학기술통이다.
당시 당 대표이던 문재인 대통령에게 유 전 그룹장을 추천한 것은 같이 삼성전자에서 일했던 양향자 의원이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는 원래 미국 시민권자였는데, 문재인 캠프 합류를 위해 한국 국적을 회복하기도 했다. 그는 '일자리위원회 본부장'과 '4차산업혁명분과 공동위원장'을 역임하며 현 정권의 '사람중심 4차산업혁명' 정책 설계를 담당하기도 했다.
유웅환 위원은 카이스트에서 전기·전자공학 박사를 취득한 후,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인텔에서 엔지니어와 수석매니저를 거쳤다. 이후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반도체 엔지니어링과 미래기술 관련 총괄 임원으로도 활동한 반도체 설계 기술자다. SK텔레콤 재직 당시엔 오픈콜라보센터장과 SV이노베이션센터장, ESG혁신그룹장(부사장)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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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원회는 “유웅환 전 혁신그룹장은 ‘기술은 사람을 향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으로, 기술이 사람과 사회 그리고 환경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씀했다”며 “그러한 유 전 혁신그룹장의 철학은 대한민국의 미래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기준점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기업뿐 아니라 대한민국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혁신이 필요하다"며 "대한민국 ESG 혁신 방안을 마련해주실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각에서는 유웅환 위원이 문재인 캠프에서 나온 후 2018년 SK그룹에 합류, 현재 SK를 이른바 '친정부 성향'의 기업으로 포지셔닝한 데 이어 다시 '옮겨타기'라는 비판도 있다.
왕윤종 인수위원도 SK중국경제연구소장을 지낸 SK맨이다. 국민의힘 선대위원회에서 국민공감 미래정책단 공동단장을 맡았다.
왕윤종 위원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출신으로 국제금융·통상정책 거시경제 분야 전문가다. 지난 2004년 SK경영경제연구소 경제연구실장(상무급)으로 영입됐다. 그는 또 SK차이나 수석부총재, 중국한국상회 회장, SK 중국경제연구소장 등을 역임하는 등 중국 전문가로 꼽힌다.
왕윤종 위원은 SK 재직 시절에 최태원 회장에게 글로벌 경제에 대한 보고서를 자주 올렸다고 한다. SK그룹 안팎에서는 ‘최태원 회장의 경제 과외교사’라는 말도 나온다.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사회적기업 팀장도 맡아 최태원 회장에게 사회적기업에 대한 최신 동향 등을 전해주는 역할도 했다. 2014년 최태원 회장이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이란 책을 출간할 때도 많은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간사인 이창양 교수는 SK하이닉스에서 사외이사를 지냈다. 이창양 교수는 현재 LG디스플레이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이다. LG디스플레이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위원회를 이끌고 있다. 전 산업자원부 산업정책과 과장을 역임한 공직자 출신이기도 하다.
24명의 인수위원 중 SK출신이 3명이나 합류해 재계에서는 'SK그룹 전성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더욱이,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윤석열 정부에서도 재계 경제단체 대표로서의 위상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관계자는 "새 정부는 '친기업' 정책을 예고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뚝심'과 기업인 출신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의 '브레인'에 만나 경제정책 전반에서 '최고의 조합'을 이룰 것으로 전망한다"며 "최태원 회장은 특히 안철수 위원장과 오랜 인연과 친분이 있어 새 정부와 대한상의가 협력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특정 기업에 정책 역량이 집중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