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는 환경(Environment)과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딴 단어다. 기업 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 경영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철학을 담고 있는 ESG는 최근 기업의 화두가 되고 있다.
국내 대표게임사인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도 이 키워드에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ESG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ESG를 평가하는 기관은 많이 존재하지만 글로벌 ESG 평가기관 ‘서스테이널리틱스’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가 국제적 공신력이 높은 글로벌 ESG 평가기관으로 꼽힌다.
서스테이널리틱스는 전 세계 14,000여 개 기업의 ESG 평가 결과를 제공하고 있으며, 2022년 3월 ‘ESG 리스크 평가(ESG Risk Rating)’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국내 게임사도 다수 포함됐다. ESG 리스크 등급은 ESG 리스크가 기업 재무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것으로, 낮은 점수일수록 기업의 ESG 리스크가 낮음을 의미한다.
국내 게임사의 ESG 위험 등급 순위를 보면 엔씨, 넥슨, 웹젠이 전체 13, 77, 97위를 차지했으며, 펄어비스, 넷마블, NHN 등이 200위 안에 들었다. 국내 기업의 경우 소프트웨어 산업군에서 상위권보다는 하위권에 많이 포진됐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엔씨소프트로, 엔씨의 ESG 위험 등급 점수는 12.2점으로, 소프트웨어 산업군에서는 EA에 이어 2위라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세계에서는 13번째, 소프트웨어 산업군에서는 2위, 국내 기업 중에서는 ESG 리스크가 가장 낮은 것으로 평가받은 것.
엔씨는 ▶개인정보보호 및 정보보안 ▶인적자원 개발 영역의 관리 능력 등을 높게 평가받았다고 전했다. 그중 개인정보보호 및 정보보안은 ▶내/외부 보안 정기감사 ▶국제표준 정보보호 인증 ISO27001 획득 ▶임직원 보안 교육 등 최상위 관리 체계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엔씨가 ESG에 공을 들인 것은 2021년 3월이다. 윤송이 위원장을 필두로 ESG 경영위원회를 발족했고, ▶미래세대에 대한 고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환경 생태계의 보호 ▶AI 시대의 리더십과 윤리 등 4가지를 ESG 경영 핵심 분야로 삼았다. 엔씨(NC)는 지난해 12월 ‘MSCI ESG Rating’,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ESG 평가’ 등 국내외 ESG 평가에서 A등급을 획득한 바 있다.
넥슨은 ESG 정책과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다만, 사회공헌 사업은 가장 규모 있게 진행 중이다.
넥슨은 지난 11일 ‘서울대학교병원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 건립 기공식을 개최했다. 여기에는 넥슨 그룹이 기부 약정한 100억 원의 기금 후원으로 건립이 진행된다. 또한 넥슨이 지난해 연말 사내 임직원들이 참여한 기부 이벤트로 모금해 서울대학교병원에 기부한 8,500만 원도 운영 기금으로 사용된다.
또한 넥슨은 어린이의 건강한 미래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바탕으로 지난 2014년 국내 최초의 어린이재활병원인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해 200억 원을 기부하고, 병원 개원 이후에도 환아들의 재활치료 지원 및 안정적인 병원 운영을 위해 총 37억 원을 기부했다.
2019년과 2021년에는 국내 최초의 공공분야어린이재활병원 건립에 앞장서며 충남권과 경남권에 장애 아동 재활치료 전문 의료시설 확충을 위해 대전시와 창원시에 각각 100억 원의 기부를 약정했다.
넷마블은 지난 12월 ESG 경영위원회를 신설했다. 권영식 대표가 위원장을 맡았고, 산하에 ESG 실무전담조직인 ESG 경영실을 두는 형태다. 넷마블은 ESG 경영방향성과 구체적 활동 지표를 담은 첫 번째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1분기 내에 발간하기로 했다.
넷마블이 ESG와 관련하여 가장 먼저 내세우는 것은 2021년 입주한 신사옥 지타워(G-Tower)다.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기 위해 건물 일체형 태양광 발전시스템, 연료전지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으며, 친환경 인증 제품 및 재활용 가능 자원을 사용, 연간 5.300톤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부분을 ESG의 ‘환경’과 연결지었다.
또 사회와 관련해서는 2018년 '넷마블문화재단'을 설립, ‘문화 만들기’, ‘인재 키우기’, ‘마음 나누기’로 구분된 활동을 더욱 전문화하며 ‘문화적 가치 확산을 통한 우리 사회 미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어필하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게임을 통해 장애학생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을 2009년부터 13년간 꾸준히 개최해오고 있으며, 장애학생의 여가 문화 다양화 및 교육 활성화를 위해 2008년부터 전국 특수학교 및 유관기관 내 ‘게임문화체험관’을 개설,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이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 중 ESG 평가에서 2위를 차지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ESG라고 하면 재생에너지와 같은 환경을 먼저 떠올리지만 엔씨소프트가 개인정보보호 및 정보보안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으며 ESG 리스크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라고 전했다.
김미진 기자 gam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