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도시락 등 자체브랜드(PB) 매출 신장
시장급변, 제조사 부담 커지면서 PB상품 가격인상 압박
올해 물가상승률이 1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특히 외식물가도 빠르게 오르면서 편의점 도시락 등 PB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물가상승세가 지속되면서 편의점 PB상품도 가격인상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이 지난 3일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는 107.56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상승했다. 상승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5.8%를 기록한 후 13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도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4년만에 최고치인 연 4.5%로 상향 전망했다.
특히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이란 신조어가 생길 만큼 외식물가가 치솟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지수는 작년 12월 대비 4.2% 올랐다. 품목별로 치킨(6.6%), 자장면(6.3%), 떡볶이(6.0%), 칼국수(5.8%), 짬뽕(5.6%), 김밥(5.5%) 등 전반적인 서민 대표 음식이 5%대 이상 올랐다. 외식물가는 지난해 5월 대비 7.4% 올라 1998년 3월(7.6%) 이후 24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최근 가성비 좋은 도시락 등 편의점 자체브랜드(PB·Private Brand)가 인기를 끌고 있다. 물가상승세가 높은데도 도시락 가격은 저가전략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가공식품 73개 품목 중 69개 가격이 상승했지만 도시락 가격상승률은 0.0%를 기록했다.
편의점업계는 유통구조를 간소화하고 농산물을 직매입하는 방안으로 가격방어를 유지한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CU는 진천 지역에 자체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덕분에 GS25, CU 등 초저가 PB상품을 확대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실제 GS25 ‘실속 픽 김밥’ 3종은 출시 2주만에 50만개가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CU의 ‘특템 시리즈’도 5월 매출도 지난해 12월 대비 44.5% 신장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PB상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하는 제조사 부담이 커지면서 앞으로 편의점도 가격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까지는 마케팅 비용 절감, 제조사와 원자재가격 분담 등을 통해 가격인상을 지연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GS25 등 주요 편의점업체는 아직까지 가격인상은 검토하지 않고 있지만 시장상황이 급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GS25 관계자는 15일 <녹색경제신문>에 "현재까지는 큰 변동 없이 가격을 측정해서 신상품을 출시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지만 가격인상 관련해서 아직 정해진 사항은 없다"고 전했다.
한편 당분간 물가상승률은 최소 5%대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관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당분간 5%대 물가를 보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특히 기대인플레이션 상승과 더불어 엔데믹 전환에 따른 민간소비가 확대되면서 외식물가 압박도 더 강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용준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