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 손태승 회장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중징계 취소소송에서 지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승소했다. 이로써 사법리스크를 벗은 손 회장의 내년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 가운데 이번 재판결과가 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회장의 DLF 징계 취소소송 2심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지난 3월 함 회장은 1심에서 손 회장과 달리 패소한 바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같은 법리를 적용한다면 당연히 함 회장에게 유리한 판결로 볼 수 있다”라며 “다만 1심에서 보았듯 재판부마다 판단이 달라 결국 개별사안으로 보는 게 맞다”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우리금융 손태승 회장, DLF 2심 승소…내년 연임 가도 걷나

22일 우리금융그룹 손태승 회장이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제기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중징계 취소소송 2심에서 승소했다. 작년 8월 손 회장은 1심에서 승소한 바 있다.

이날 서울고등법원 행정8-1부(부장판사 이완희·신종오·신용호)는 원심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손 회장 측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징계사유 5가지 중 4가지는 금감원이 잘못된 법리를 적용해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해석과 적용을 그르친 잘못이 있다”며 “적법한 것으로 인정되는 1가지 사유 한도에서 상응하는 제재를 다시 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2020년 당시 은행장이던 손 회장에게 DLF 판매와 관련해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 처분을 내렸다. 중징계를 받을 시 연임이 불가능하고 금융권 취업도 제한된다.

2019년 해외 채권금리가 떨어지며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한 DLF에서 대규모 원금손실이 발생했다. 금감원은 당시 우리, 하나은행 CEO에게 불완전판매 책임을 물었다. 

이번에 승소판결을 받은 손 회장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번 판결으로 연임 가능성이 짙어졌다. 다만 최근 수장을 교체한 금감원이 재판결과에 불복해 상소할 경우 법적공방은 내년까지 늘어질 전망이다.

한편 손 회장은 지난해 2월 금융당국으로부터 라임자산운용 펀드 관련 중징계 통보를 받은 이후 최종 징계확정이 묶여 있기도 하다. 쟁점이 비슷한 이번 판결결과로 금감원이 중징계 통보를 취소할 가능성도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하나금융으로 모인 눈…함영주 회장, 항소심 결과 뒤바뀔까

이번 재판 결과를 가장 유의깊게 지켜본 곳은 하나금융그룹이다. 지난 3월 하나금융 함영주 회장(당시 부회장)은 금감원을 상대로 제기한 DLF 중징계 처분 취소소송 1심에서 패소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1심 재판부는 ‘내부통제 마련 의무’ 위반이 징계근거가 되지 않는다고 봤지만 하나금융 재판부는 이를 적합한 제재근거로 판단했다. 이번 항소심 공판에서도 함 회장의 1심 판결결과를 두고 우리금융과 금감원 양측에서 치열한 법적공방이 이뤄졌다. 

이 가운데 재판부가 우리금융 측의 손을 들어주며 같은 법리를 적용할 시 함 회장이 2심에서 승소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평가 받는다.

함 회장은 1심 패소 이후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낸 DLF 징계효력 집행정지 신청이 법원으로부터 받아들여지며 같은 달 회장직에 선임된 바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재판결과가 함 회장에게 유리한 건 사실"이라며 “다만 지난 1심처럼 재판부 판단이 달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대법원 상고절차까지 남아 불확실성이 모두 해결됐다고 볼 수 없다”고 <녹색경제신문>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