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들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후진이 가능하다면 상당히 위험"
- 국토부 "리콜 사유 다분...기술 검토 필요해 보여"

주행 중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후진 기어를 체결했을 때 후진이 가능한 세 차종에 대해 자동차안전연구원이 안전 검사를 진행한다. 해당되는 차종은 푸조 3008, 폴스타2, 볼보 C40리차지 모델이다. 국내 안전 규정 자체가 명확하진 않은 상황에서 소비자의 안전에 지장을 줄 수 있는지 선제적으로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판매중인 차량 가운데 저속 주행 중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기어를 바꾸면 바로 후진이 가능한 차량이 다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해당 작동이 위험할 수 있다고 보고 안전 검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이 안전 검사를 실시하려는 차종은 푸조 3008, 폴스타2, 볼보 C40리차지다. 이중 푸조 3008은 가솔린 모델이고 폴스타2와 볼보 C40리차지는 전기차다.

이번 안전검사는 국토교통부(이후 국토부)가 최근 발표한 리콜 조치와 연관이 있다. 국토부는 지난 1일 기아 올뉴 쏘렌토 등 2개 차종 2만4990대는 정차 중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아도 기어 변경 조작이 가능해 시정조치(리콜)에 들어간다고 보도했다.
해당 사안과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기아의 경우 변속레버 잠금장치 제조 불량으로 인한 자발적 리콜을 진행한다. 푸조나 볼보, 폴스타의 경우 불량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안전성을 검토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리콜의 종류를 두 가지로 분류한다고 설명한다. 첫째는 안전규정의 위반이고 둘째는 운행중 사고로 인해 인명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다.
그는 "제조 불량이 아닐지라도 사고 가능성이 높다면 리콜을 진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결함이나 위험성을 연구소에서 증명함으로써 리콜이 실제로 진행될 지는 미지수다. 많게는 수조원의 글로벌 리콜 비용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
국토부 관계자는 "까다로운 유럽에서 승인이 난 차량인 만큼, 해당 상황을 문제점으로 결론짓기엔 어려울 수도 있다. 일단은 카트리 쪽에 기술검토를 요청해보겠다"고 말했다.
해당 상황에 대해 업체측은 어떻게 인지하고 있을까.
볼보 및 폴스타 측은 해당 부분이 소비자의 편의를 위한 기능이라고 설명한다.
볼보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C40리차지 모델의 경우 주차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전진(D모드)상태에서 후진기어(R모드)를 넣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폴스타도 볼보와 같은 입장이다. 폴스타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볼보와 마찬가지로, 주차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저속으로 전진 상태에서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후진기어를 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고의 위험성이 다분하다고 경고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과 교수는 녹색경제신문에 "오작동의 위험이 있다. 직진중 레버 움직임만으로 후진이 가능하다면 상당히 위험해 보인다"라며 "안전 검토가 필요해 보이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