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채권시장 안정화를 위해 1.6조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 펀드를 긴급 투입하겠다는 조치를 발표했지만 금융권에서는 이 조치의 효과에 대해 '언발에 오줌누기 식'에 그칠 것이라는 평가다.
12일 대형 시중은행들을 취재한 결과, 금융권은 이번 정부의 조치에 대해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형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러한 금감원의 조치로 인해 저신용 기업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자이언트 스탭을 계속 이행한다면 카드 돌려막기 같은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향후 추가 대책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금융당국이 향후 시장 상황을 검토해 1조6000억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로 시중금리의 변동성 완화를 모색할 계획이다.
12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금융시장 합동점검회의를 열고 한국은행의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에 따른 금융시장·금융회사 영향을 점검하고, 이에 대한 대응 방향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금리 인상에 따른 기업의 자금 애로를 해소하고 시중금리의 급격한 쏠림을 방지하기 위해 저신용 기업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채권시장 불안요인에 대응하며 건전 사업장의 자금 경색 방지도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더불어 채권시장안정펀드로 회사채와 CP 매입을 우선 재개해, 시중금리의 변동성 완화를 모색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관투자자들도 중장기적인 시계를 가지고 시장 불안이 확산하지 않도록 책임 있는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금감원의 조치가 저신용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멈추지 않는 한 저신용 기업들의 건전성이 악화되는 일을 막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영택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