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를 보신 사용자와 고객사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포럼을 빨리 끝내고 출석했는데, 이 점 심려 끼쳐 죄송하다"
- 이해진·김범수, 3사 총수 함께 모여 카카오 사태 해결책 모색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4일 저녁 8시 30분경 국정감사(국감) 증인으로 출석해 '카카오 먹통' 사태를 일으킨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와 관련해 국민에게 사과했다.
당초 최태원 회장은 '일본포럼' 행사 참석 등 이유로 국감 불출석 사유서를 냈으나 더불어민주당에서 강력 반발하며 고발 조치 등 압박하자 뒤늦게 출석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이번 화재 사고와 관련 '3사가 협력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화재가 난) 배터리의 경우 무정전 전원장치(UPS) 시스템을 작동시키려고 백업 전원을 가져다 놓은 것"이라며 "거기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은 저도 드릴 말씀이 별로 없을 정도로 잘못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전 사태와 관련해 많은 책임을 느낀다"며 "피해를 보신 사용자와 고객사들에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최태원 회장은 SK그룹 차원에서도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최태원 회장은 "배터리는 불이 항상 날 수 있는 여건을 구비하고 있다"며 "화재를 무조건 없앤다는 것보다는 화재가 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하는 내부 시스템을 강화, 방도를 연구하자고 논의를 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SK배터리의) 다른 리튬 배터리가 들어간 다른 데이터센터나 비슷한 사고 유형에 대해서는 전체 점검하는 것이 좋겠다고 의견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최태원 "고객사가 피해 집계 등을 제시하면 거기에 대응하고 맞춰 줄 수 있을 것"
최태원 회장은 카카오, 네이버 등 데이터센터에 입주한 업체들에 대한 피해 보상 대책도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고객사의 요청과 협의를 통해 빠르게 할 수 있도록 성의를 다해 지원하겠다"며 "고객사가 피해 집계 등을 제시하면 거기에 대응하고 맞춰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이 '(고객사 요청이 있기 전에) 계획을 빨리 수립해 보상에 빨리 나서라'는 지적에 최태원 회장은 "저희도 (조속히 보상을) 하고 싶지만 고객사가 피해 집계나 방안을 제시해야 맞출 수 있다"고 답변했다.
서비스 소비자 및 중소 상공인들에 대한 피해보상 계획에 대해 최태원 회장은 “가능하면 해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이 망 사용료와 관련해 질의하자 "제가 아는 정보가 없어서 죄송하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알아보고 답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날 국회 과방위 국감에는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이해진 네이버 GIO, 홍은택 카카오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 박성하 SK C&C 대표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카카오 장애와 관련된 총수들이 다 모여 있다"며 "세 분이 모여 문제를 풀고자 하는 생각이 있는지”를 물었다.
이에 이해진 GIO는 “배제하지 않고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김범수 센터장도 “가능한 한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태원 회장은 지난 21일 글로벌 공급망 위기 대응 전략을 위한 '일본포럼' 개최,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전 악영향 등을 이유로 국감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하지만 정청래 과방위원장이 고발 조치, 동행 명령 등으로 강력 압박하자 결국 저녁 8시 30분에 뒤늦게 국감장에 출석했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뒤늦게 출석한 데 대해 "몇 달 전부터 예정된 일본과 포럼이 있었다"며 "포럼을 빨리 끝내고 출석했는데, 이 점 심려 끼쳐 죄송하다"고 양해를 구했다.
앞서 불출석 사유서 내용에서도 "(최태원 회장) 본인이 직접 기획하고 외빈들을 초청한 행사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이는 큰 결례일 뿐 아니라 포럼의 취지와 진정성이 퇴색돼 어렵게 마련한 한·일 민간 경제 협력 재건의 기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부산엑스포 공동 유치위원장으로서 오는 11월 28~2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3차 총회에서의 경쟁 PT(프레젠테이션)를 총괄하고 있다"며 "중차대한 경쟁 PT를 앞둔 상황에서 본인의 국감 증인 출석에 대해 유치위원회의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