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U의 새 對 중국 정치・경제 전략 전환 암시
- 중국 외 아시아 시장에 기회 될 듯
지난 11월 4일 금요일 올라프 숄츠(Olaf Scholz) 독일 총리는 미국과 유럽의 지도자들과 자국 정부 내각 장관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홀로 중국으로 논란의 정상회담 길에 올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로 해서 슐츠 수상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을 방문한 첫 G-7 국가 정상이 됐다. 슐츠 수상은 지난 10월 20일, 중국 국립 항만 운항사 코스코(Cosco, 본사: 베이징)에 함부르크 항구의 지분 매각을 승인해 독일 정부 각 부처 장관들 및 경쟁 정당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함부르크 항은 유럽에서 세 번째로 큰 주요 무역항이다.
그로부터 약 일주일 후인 11월 13일, 로베르트 하벡(Robert Habeck) 독일 부총리 겸 연방 경제부 장관은 싱가포르(현지 시간)에서 열린 독일 비즈니스 아시아태평양 컨퍼런스(Asia-Pacific Conference of German Business) 행사 참가 중 언론단과 가진 인터뷰에서 향후 독일은 아시아 전역으로 독일의 기업적 이해관계를 다각화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갈 계획임을 밝혔다고 도이체벨레와 블룸버그통신 등 해외 주요 언론이 보도했다.
독일을 위시로한 유럽 경제 블록, 중국 투자 경계 눈초리
지난 약 30년 동안 중국을 미래의 시장이라 부르며 독일 산업계의 최대 주요 사업 투자를 해 온 과거 독일 정부의 정책과는 사뭇 다른 태도 전환이어서 주목된다.
하벡 경제부 장관은 독일 시장은 개방된 자유 시장이며 중국 기업이 독일 시장에, 독일 기업이 중국 시장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한다는 원칙은 변함없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신뢰하던 우호국이 언제든지 강탈적 적개국으로 돌변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말하며 최근 중국이 매우 중요한 산업 부문에서 영향력이 급팽창하며 유럽의 경제 및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하벡 장관은 우려를 표시했다.
최근 독일 정부는 특히 중국의 공격적인 독일 반도체 생산 기업 매수 및 인수 활동에 큰 위협을 느끼고 있다.
실제로 하벡 경제부 장관은 지난 11월 9일, 잠재적 보안 위협을 이유로 들어 중국 소유 스웨덴 계열사인 사일렉스(Silex, Sai Microelectronics)가 독일의 자동차용 칩 제조기술 벤처 기업인 엘모스(Elmos, 본사: 도르트문트)의 제조공장 매수 딜을 정부 차원에서 개입・차단한 바 있다.
텔레컴, 에너지, 반도체 및 마이크로칩을 생산하는 핵심 산업을 보호하지 않으면 이 부문에서 독일은 자주적 정보 독립권을 상실할 위기로 내몰릴 수 있다. 특히 항구, 공항, 병원 및 보건 시스템 등은 국가 주요 핵심 인프라와 연관된 매우 민감한 부문이다.
그에 대한 대책으로써 독일 정부는 대 중국 경제 의존도를 낮추고 독일의 기업들이 아시아의 다른 경제 국가에 투자하는 것을 장려할 계획이다. 독일 기업의 중국 투자 보장 지원금의 상한액을 제한 — 가령 30억 유로 — 하는 반면 타 아시아 국가에 투자하는 기업에는 보장 지원금을 늘리는 등 독일 기업의 아시아 시장 투자 가이드라인의 개정을 시행할 계획인 것으로 도이체벨레는 전했다.
유럽 정계 — 중국은 러시아 충돌 다음 올 위협 세력
또 하벡 장관은 최근 중국 공산당의 시진핑 국가 주석의 장기 집권 공고화, 타이완에 대한 무력 위협과 군사적 도발, 제로코로나 정책에 따른 기업 환경 불안 조장 등 권위주의화 행보를 보이는 중국은 자칫 러시아를 능가하는 위협적 국가로 부상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독일의 기업들은 중국-타이완 간 군사적 충돌 등 사태에 미리 대비하야 할 것이라 경고하는 등 제법 강경한 입장을 표시했다.
현재 중국에는 독일의 다국적 대기업들이 다수 진출해있다. 예를 들어, 독일 자동차 업체 폴크스바겐은 중국 현지에 생산 공장 40여 군데를 운영중이며 글로벌 총매출 중 40%가 중국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해 있는 독일의 톱 4 다국적 기업들로는 폴크스바겐, BMW, 다임러(Daimler) 등 자동차 제조업체와 BASF 화학기업이 있다.
한편 중국은 유럽 내 독일 이외에도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벨기에, 네덜란드의 항구, 동유럽 국가 간 철도망 일부, 프랑스 툴루즈 공항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