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옵티머스 이은 세 번째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
신한투자증권 3907억원 판매, 조정안 수용할까?
신한투자증권이 독일 헤리티지 펀드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의 ‘전액 반환’ 결정에 따라 판매사 6개 금융회사 중 가장 많은 배상에 직면했다.
펀드 판매 규모는 총4835억 원이며 신한투자증권이 3907억으로 가장 많다. 이에 신한금융투자는 법률 등 내부 검토를 거쳐 수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계약 취소 결정 사유에 대해 분조위 관계자는 "신한투자증권 등 6개 금융회사는 상품제안서 등을 통해 독일 시행사의 사업이력, 신용도 및 재무상태가 우수해 계획한 투자구조대로 사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하며 투자자의 착오를 일으켰다"면서 "투자금 회수가 불가능하단 것을 알았다면 누구도 이 상품에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 투자자인 신청인이 독일 시행사의 능력에 대해 검증하기 어려운 만큼 일반투자자 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판매사에 전액 반환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분조위의 취소 결정 이유에 대한 법률검토와 고객보호 및 신뢰회복등의 원칙하에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사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입장에선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다. 분조위 결정문에서 사실 관계에 대한 확인이나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고 또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이후 소송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앞서 라임 펀드 사태의 경우 신한투자증권은 금융당국의 전액 보상 결정을 수용했다.
금감원 조정안은 무조건 수용해야 하는 ‘강제성’이 있는 결정이 아니다. 분쟁 조정안에 대해 양 당사자가 20일 이내에 조정안을 수락하면 조정이 성립되지만 불복하더라도 제재 수단이 없다. 때문에 전액 반환 결정에 대해 판매사들이 이를 수용할지 주목된다. 다만 금융당국이나 여론과 대립한다는 측면에서 조정안 수락을 외면하기 어렵다.
금감원 조정안 발표 직후 금융정의연대 및 피해자 공동대책위원회는 조정안 수용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 금융정의연대 관계자는 “옵티머스펀드에 대한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 결정 이후, 판매사들이 시간끌기를 하며 책임회피를 한 전례가 있다. 따라서 이복현 금감원장을 둘러싸고 ‘금융사 편들기’, ‘불완전판매 결론 의혹’까지 존재하여 피해자들의 고통이 가중되었던 만큼, 금감원 분조위는 판매사들이 신속하게 분조위 결과를 수용하도록 후속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헤리티지 DLS펀드는 독일 현지 시행사는 저먼프로퍼티그룹(GMBH, 전 돌핀트러스트), 운용은 싱가포르의 반자란운용사가 담당했으며, 독일 현지 고성이나 유적터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일반인이 거주할 수 있는 고급 주택으로 리모델링하는 사업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소개됐다. 2017년 5월부터 2018년 12월 말까지 판매된 상품으로서 총 판매 금액은 5000억 규모로 2019년 7월 환매가 중단되며 문제가 불거졌다.
금감원 조사에 따르면 부동산 매입 시 시행사가 매입금액의 20%를 투자하고 분양률이 65% 미만이면 은행 대출을 통해 상환하고 인허가·분양과 무관하게 시행사의 신용으로 상환하겠다고 했으나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 부동산 취득 후 1년 이내에 설계, 변경 인가를 완료하기로 했으나 취득한 부동산 중 인허가를 신청한 부동산 없었으며 2014년 재무제표상 시행사 및 자회사는 완전자본잠식상태로 투자금 상환이 불가능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