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테크’도 옛말…수급 불균형 현상으로 시세 하락 예고
중고 전기차 시세가 매물 공급량이 증가했지만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아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이에따라 케이카 등 중고차 중개업체뿐만 아니라 현대차 등 완성 전기차업체들도 걱정이다.
중고 전기차 시세가 떨어지면 중고를 팔아 새 전기차를 사려는 수요가 줄어들어 결국 신형 전기차 판매 위축으로 연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6일 중고차 시장에 따르면 중고 전기차 시장은 매물 공급량은 증가했지만 높은 가격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구매를 꺼리면서 시세가 하락하는 현상이 최근들어 뚜렷하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시장은 등락이 있는 부분”이라면서도 “반도체 수급 문제 때문에 신차보다 중고차 가격이 비싼 역전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는데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매물이 증가하고 시세가 떨어지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차도 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하면서 소비자 수요 감소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따로 대책을 마련하지는 않았지만, 일정 수준의 수요를 유지하는 전기차 시장 특성상 판매량은 견조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국내 직영 중고차 기업 케이카도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모델 740여 개를 대상으로 평균 시세를 분석한 결과, 12월 전기 중고차 시세가 최대 8% 하락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특히 케이카 관계자는 “대표 전기차 모델인 현대 아이오닉6와 기아 EV6, 제네시스 eGV70이 전월 대비 각각 8.4%, 7.6%, 5.6%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기차의 경우 매년 정부 보조금이 감소하면서 소비자가 신차 구매에 드는 순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중고차에 눈을 돌리면서 중고차 시세도 덩달아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올 연말은 지난 11월에 이어 지속해서 하락하는 모양새다.
케이카 관계자는 “최근 3개월간 강세를 보여온 하이브리드와 LPG 차량 등 다른 친환경차 모델들 역시 약세다.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소비심리 위축으로 높은 차량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요소와 신차급 매물의 공급이 증가한 점, 또 여기에 휘발유 가격 안정화가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소비자들은 이제 막 전기차 관련 인프라가 마련되고 있는데 정부 보조금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어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30대 직장인 A씨는 “자동차를 구매하면 앞으로 10년은 탈 생각이라 전기차로 구매하고 싶은데 가격이 너무 비싸고 보조금은 줄어들어 고민이다”라며 “해외에서는 보조금 축소에 이어 폐지 정책까지 나와서 빨리 사야 할 것 같은데 비싼 가격에 망설이고 있다”고 밝혔다.
장지혜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