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이자 지급하는 파킹 ETF…지난해 3조원 유입
고금리 대비 낮은 한도로 은행권 파킹통장을 떠나려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보유자금을 자동으로 투자해주는 증권사 계좌나 매 영업일 마다 채권이자를 지급하는 ETF(상장지수펀드)가 대안으로 떠오른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같이 보유자금을 자동으로 투자해주는 주식거래 계좌를 출시했다. 배경에는 CMA가 이전만큼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영향이 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7일 기준 개인고객이 CMA에 예치한 금액은 46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조원(2.7%) 감소했다. 같은 기간 계좌 수는 300만 건 늘어나며 1계좌당 평균 잔액은 약 30%(52만원) 하락했다.
금리인상 등에 증시 거래대금이 마른 영향 밖에도 은행권 파킹통장과 비교해 금리 측면에서 뒤처진 요인이 크다.
연초 기준으로 가장 높은 미래에셋증권 CMA금리(발행어음형)는 연 3.9%인 반면 OK저축은행 ‘OK읏백만통장Ⅱ’, 애큐온저축은행 ‘머니쪼개기’ 금리는 각각 연 최고 5.5%(한도 100만원), 4.3%(3000만원)에 이른다.
이러한 변화에 증권사들도 쇄신에 나서고 있다. 은행과 비교해 금리를 높이기 어려운 구조인 가운데 메리츠증권 ‘슈퍼365 계좌’는 한도와 편리성 측면에서 경쟁력을 발견했다.
‘슈퍼365 계좌’는 RP형CMA와 같이 매 영업일 RP(환매조건부채권) 자동매매를 통해 3%대 금리(원화 3.15%·달러 3%)를 제공한다. 기존 CMA와 다른 점은 이자를 수령하기 위해 별도의 출금신청이 불필요하다는 편리성이다.
또 은행과 비교해 한도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현재까지 은행권에서 금리와 한도가 가장 높은 토스뱅크 ‘토스뱅크 통장’은 예치금 5000만원까지 2.3%, 초과분에 대해 4% 금리(최대 3억원)를 제공한다. 단순 비교했을 때 예치금 1억원까지 메리츠증권 계좌가 금리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
최근에는 ETF(상장지수펀드)가 투자 여유자금을 묶어두는 파킹통장 역할로 주목받기도 한다. 대표적인 상품은 삼성자산운용의 ‘삼성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다. 만기(듀레이션)가 하루인 한국 무위험지표금리(KOFR) 수익률을 추종하며 4월 상장 이후 단 한 차례도 손실이 발생하지 않았다.
매달 또는 분기별 배당금을 지급하는 인컴형 ETF가 대체재 성격을 띠나 이보다 더 자금유동성이 더 높다. 메리츠증권 계좌와 마찬가지로 한도도 없다. 다만 ETF인 만큼 운용수수료가 존재한다.
지난해 ETF는 출시 5달여 만에 순자산 3조원을 돌파하고 전년 10월 시가총액 2위 자리로 뛰어올랐다. 한 해 동안 전체 ETF 시장 자금유입량 2위(2조8021억원)를 기록하는 등 투자자금을 파킹하려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KOFR ETF는) 금리인하 등의 변동에도 불구하고 투자자금을 단기간 파킹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에게 (은행 예·적금 대비) 여전히 매력적인 이자율을 제공하고 있다”며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쉽고 편한 현금 관리수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