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조원, 높은 몸값 탓에 매각 난항예상...매각 흥행 위해 'CB 조기상환·매각 카드' 검토 중
11조원에 육박하는 몸값을 가진 유일한 국적 원양선사인 HMM의 매각 방안이 구체화하고 있다. 올해 7월 안에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목표로 연내 실사 등을 거쳐 매각 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HMM의 인수 후보군으로는 현대글로비스, LX그룹, SM그룹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높은 몸값과 영구채 처리 등 복잡한 셈법으로 인해 SM그룹을 제외하곤 인수 의지를 전면적으로 표명하지 않고 있다.
강석훈 산업은행장은 작년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HMM 매각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강 회장은 "HMM은 이미 정상기업이 됐기 때문에 매각이 산은의 기본 원칙"이라며 "해운업은 전체적인 그림에서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 부처와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다"라고 말했다.
1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해보면 정부와 산은은 HMM 매각을 연내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다만 높은 정부 지분율과 잠재 물량에 대한 부담감이 커 셈법이 복잡한 것으로 알려졌다.
HMM의 경우 산업은행(20.96%)과 한국해양진흥공사(19.96%), 신용보증기금(5.02%) 등 45%가량의 지분을 비롯해, 이들 주주가 보유한 영구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까지 모두 주식을 전환하면 지분율은 74%대로 높아진다. HMM의 민영화 최대이슈는 메자닌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문제다.
한 업계 관계자는 "2조6800억 규모의 메자닌의 주식 전환 가능성으로 인해 선뜻 인수 의지를 나타내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2021년 산은과 해진공이 CB를 주식으로 전환한 전례를 볼때 메자닌에 대한 명확한 셈법이 선행되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걸 전 산은 회장은 2021년 3000억 규모의 CB 전환당시 "이익 기회가 있는데 포기하면 배임"이라며 "CB를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국책금융이 보유한 HMM의 CB와 BW 두 메자닌은 총2조6800억원 규모로 주식 전환가액은 5000원이다. 최근 주가 수준이 2200원대를 고려해보면 주식 전환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원활한 매각을 위해 KDB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영구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조기상환이나 매각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HMM은 시가총액만 10조 6600억 원에 달해 산은과 해진공의 합산 지분 40.7%만 하더라도 4조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해 두 주주의 지분 일부와 영구채를 함께 매각하거나 영구채를 먼저 매각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영구채는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고 계속 상환을 이어가며 사모펀드(PEF)가 재무적 투자자(FI)로 동참할 수 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