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디마케팅, 불황형 흑자로 소비자 혜택 감소가 실적으로 돌아와
올해 성과급 잔치 이어질지는 미지수
삼성카드가 임직원들에게 연봉의 46~50%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에도 5511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해 연봉의 5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일각에선 소비자 혜택을 줄여 임직원들만 배를 불린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해보면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비상 경영체제를 선언했던 카드사들이 불황형 흑자로 순이익이 증가해 높은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카드의 성과급은 삼성 금융계열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른 계열사인 삼성생명은 23%, 삼성화재는 47% 수준의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봉의 50%는 삼성 그룹이 지급하는 성과급의 최대한도로, 연간 경영 목표 달성 시 초과 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연봉의 최대 50%까지 성과급을 지급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여전채 금리 상승으로 인한 카드사 전반의 디마케팅 전략이 판관비 부분에서 지출을 줄였고 또 고객들의 리볼빙 사용 액수가 증가해 카드사의 이익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무이자할부 축소나 캐시백 등 소비자 혜택 감소 부분의 정상화에 대해서는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 입장에선 여전채 금리 하락을 비롯해 서비스 환경조성에 어느 정도 시차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높은 성과급의 배경으로 코로나19에 따른 긴축 경영과 비용 절감 등 전형적인 불황형흑자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하고 있다.
높은 지출을 차지하던 마케팅 관련 비용과 무이자할부 혜택·캐시백 등 소비자 혜택을 줄여 비용을 아끼고 실적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자 이익 부분도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고객의 수요를 줄여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비상 경영이란 이유로 소비자 혜택을 대폭 축소하고 잇속만 챙겼기 때문이다.
다만 카드사의 높은 성과급이 올해도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카드사 연체율 증가와 대출 부실 리스크가 커질 경우 실적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신용카드 리볼빙 평균 수수료율이 법정최고금리에 근접한 연 18%에 육박하는 등 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3분기 국내 카드사 8곳(신한·KB국민·현대·삼성·롯데·하나·우리·비씨카드)의 누적 리볼빙 금액은 17조2000억원에 달해 역대 최고 금액을 갱신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카드 연체율과 부실 대출에 대한 리스크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