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청소기, 중국산 ‘올인원’ 잘 나간다는데 삼성·LG는 계획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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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청소기, 중국산 ‘올인원’ 잘 나간다는데 삼성·LG는 계획 없나?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3.02.1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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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 청소·물걸레 ‘일체형’ 제품...소비자 “국산 제품 없어서 못 사”
-삼성전자 “현재 기술로는 청소 효율성 떨어진다고 판단”
-LG전자 “위생 측면 개선 필요, 소비자 원하는 방향 고민”
로보락의 올인원 로봇청소기 'S7 맥스V 울트라'. [사진=로보락]
로보락의 올인원 로봇청소기 'S7 맥스V 울트라'. [사진=로보락]

로보락 등 중국산 로봇청소기가 진공 청소와 물걸레 기능이 모두 가능한 ‘올인원’ 라인업을 중심으로 국내 시장에서 무섭게 입지를 키우고 있다.

반면, 올인원 로봇청소기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크게 늘고 있음에도 국내 대표 가전업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여전히 로봇청소기 라인업을 청소 기능 제품과 물걸레 기능 제품으로 구분해 판매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국산 브랜드도 올인원 제품을 개발해달라”라는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과 LG의 향후 로봇청소기 제품 전략과 계획에 이목이 쏠린다.

17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삼성과 LG는 올인원 로봇청소기 개발과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제트 봇 AI'.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제트 봇 AI'. [사진=삼성전자]

삼성은 자체 시장 조사 결과 올인원 형태의 로봇청소기 제품에는 한계가 있다는 전략적 판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흡입 청소 기능과 물걸레 기능이 함께 붙어있는 제품은 청소 효율성이나 위생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라며, “예를 들어 로봇청소기가 한 번 지나갔을 때 모든 먼지가 완벽하게 제거되는 것이 아닌데, 그 상황에서 물걸레가 지나가면 먼지하고 섞이게 돼 곰팡이가 발생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 시장에서도 가장 효율적인 청소법으로 진공 청소 기능의 제품으로 먼저 돌린 후 물걸레 전용 제품으로 한 번 더 돌리는 방법을 얘기하고 있다”라며, “(먼지와 물이 섞이는)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 나오면 우리도 올인원 형태의 로봇청소기를 내놓을 수 있겠지만,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그게 안 된다고 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실제 내부적으로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

LG전자도 올인원 형태의 로봇청소기를 두고 위생 문제를 지적하며, 현재 흡입 기능 특화 제품 및 물걸레 기능 특화 제품을 구분하는 판매 전략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 관계자는 “청소와 물걸레 기능이 한 번에 가능한 일체형 제품에는 아직 위생 관련 개선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다”라며, “물걸레 기능의 경우 제품 안에 오수가 고여있게 되는데 2, 3일에 한 번씩 비우고 씻어야 할뿐더러, 이를 방치했다가 여름철에 냄새가 날 수도 있고, 물걸레 자동 세척 기능에 대해서도 정말로 깔끔하게 오물을 빼낼 수 있냐는 부분에 대해 확신할 수 없는 점들이 공존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사는 흡입전용의 R라인과 물걸레 기능의 M라인으로 로봇청소기를 선보이고 있는데 이렇게 분리해 둔 이유는 각 성능을 최적화하기 위함이라고 봐주시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어떻게 고객들한테 좀 더 활용도 높은 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은 계속 고민하고 있으며, 올인원 개발과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하고 있는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LG전자의 'LG 코드제로 오브제컬렉션 R9'. [사진=LG전자]
LG전자의 'LG 코드제로 오브제컬렉션 R9'. [사진=LG전자]

이처럼 국내 업체들이 올인원 제품에 대해 고민하는 사이, 로보락을 필두로 한 중국업체들의 국내 시장 도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로보락은 지난 2019년 한국 시장 진출 이후 점유율에서 빠르게 치고 올라오더니 금세 선두권까지 자리 잡았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점유율 22%를 차지하며 2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27%로 1위를 수성했지만, LG전자는 14%에 그쳤다. 로보락에 이어 샤오미, 에코백스 등 중국업체들도 올인원 제품을 가지고 국내 시장 진출을 확대하는 추세다.

로보락은 자사의 올인원 제품 인기가 전체 판매량 호조를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로보락 관계자는 “당사는 올인원 제품에 한정해서 보면 국내 시장 1위를 달릴 만큼 강점을 지니고 있는데 삼성과 LG의 경우 이러한 형태의 제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라며, “소비자 후기를 보면 물걸레 청소 기능이 생각보다 너무 좋고 손을 쓸 일이 별로 없다며 만족해하는 분들이 많다”라고 전했다.

저렴한 가격도 장점이다.

이 관계자는 “올인원 제품의 경우 두 기능을 합친 제품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고가에 형성돼 있는데, 사실 삼성이나 LG의 각 기능에 특화된 로봇청소기 제품을 합친 가격과 비교하면 우리 올인원 제품이 더 저렴하다”라며, “앞으로도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해 청소 기능도 계속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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