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방시혁 vs 김범수 '엔터 전쟁', 하이브·카카오 '이수만 SM' 놓고 싸우는 이유···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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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방시혁 vs 김범수 '엔터 전쟁', 하이브·카카오 '이수만 SM' 놓고 싸우는 이유···해법은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3.02.23 2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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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범수-방시혁, 최근 미국에서 만나 공동 경영 등 해법 모색 '결렬'
- 이수만, 방시혁과 손잡아...SM 경영진과 카카오 협력에 강한 불만
...SM 경영진이 카카오에 신주·전환 사채 발행 관련 취소 가처분 신청
- SM 경영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음반·음원 유통 배타적 권리 맡겨
- 양측 극한 대결에 김범수-방시혁 관계 '주목'...서울대 선후배 역할론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가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놓고 벌이는 '엔터 전쟁'에서 누가 승리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방시혁 의장과 이수만 SM 창업자(총괄 프로듀서)가 손을 잡은 가운데 이에 맞서 SM 현 경영진과 카카오가 전방위적인 협력으로 나서며 맞서고 있어 양측이 '물러설 수 없는' 극한 대결로 치닫고 있다.

엔터 업계 관계자는 "방시혁 의장과 김범수 센터장은 SM 지분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지만 과도한 자금 경쟁으로 양사가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며 "극한 대결로 출혈이 심할 경우 두 사람이 만나 해법을 찾을 가능성도 크다"고 진단했다.

23일일 자본시장과 엔터업계에 따르면 방시혁 의장과 김범수 센터장은 최근 미국 모처에서 만나 SM 인수와 관련한 현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범수 서울대 산업공학과 86학번, 방시혁 서울대 미학과 91학번 선후배 관계

두 사람은 서울대학교 동문이면서 각각 플랫폼 업계와 엔터 업계를 대표하는 리더라는 점에서 '쩐의 전쟁'은 여러 면에서 대중의 관심도가 높다. 김범수 센터장은 서울대 산업공학과 86학번, 방시혁 의장은 서울대 미학과 91학번이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왼쪽), 방시혁 하이브 의장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왼쪽)와 방시혁 하이브 의장

김범수 센터장과 방시혁 의장의 만남은 SM 인수 과정에서 양사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논의의 자리였다. 두 사람은 SM 경영권 인수와 관련 양사의 입장을 교환한 후 서로의 양보나 공동 경영 가능성도 타진했다.

하지만 협상은 결렬됐다. 결국 김범수 센터장과 방시혁 의장, 둘 중 한 명은 패배해야 하는 'SM 목장의 결투'를 벌여야 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SM 지분 확보 경쟁이 불가피한 것. 

더욱이 CJ그룹이 SM 인수전에 참전할 것이라는 소문도 나온다. 카카오가 국내 대형 증권사와 함께 하이브에 맞서 SM 지분 공개 매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문제는 SM 주가가 23일 종가 기준 12만6300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당초 방시혁 의장은 SM을 주당 12만원에 공개 매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미 12만원을 넘어선 상황이기 때문에 '출혈' 매수가 어려운 상황이다. 

김범수 센터장과 방시혁 의장은 과도한 지분 경쟁으로 '승자의 저주'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그렇지만 하이브와 카카오의 대결은 더욱 격화하고 있다. 

SM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7일 사업협력 계약을 체결하면서 유상증자·전환사채 발행 및 인수 관련 조항을 비롯해 음반·음원 유통을 카카오엔터가 배타적으로 맡기로 했다. 또 해외 음반과 음원 유통도 카카오엔터를 통하도록 했다.

현재 SM 소속 가수의 음원·음반 유통은 SM이 지분 일부를 보유한 드림어스컴퍼니가 맡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아이브·몬스타엑스, 아이유, 스테이씨 등의 음원·음반 유통을 담당하고 있다.

SM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이외에도 SM은 소속 가수들의 국내 콘서트와 팬 미팅 티켓 유통도 카카오엔터를 통해 하도록 했다. 

SM과 카카오엔터는 합작회사를 설립해 글로벌 오디션을 열어 글로벌 케이팝 그룹을 공동으로 제작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SM은 22일 유튜브를 통해 “글로벌 전략에 있어서도 핵심 지역에서의 통합 법인 운영이나 합작 법인 설립, 그리고 카카오가 이미 구축한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사업적 커버리지가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브, 이수만 SM 지분 14.8% 취득 공시...당초 3월 6일에서 주총 고려해 앞당겨

하이브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하이븐 22일 공시를 통해 이수만 전 프로듀서의 SM 지분 14.8%(주식 352만3420주)를 4228억140만원에 취득했다고 밝혔다. 하이브의 당초 SM 지분 취득 예정일은 3월 6일이었으나 이를 앞당긴 것. 

SM 경영권의 향방이 정해지는 3월 31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서둘러 매입에 나선 셈이다. 이로써 SM의 최대주주는 하이브, 2대 주주는 카카오(지분 9.05%)가 됐다. 

이수만 전 프로듀서의 나머지 SM 지분 3.65%도 하이브가 인수한다. 이 지분은 기업결합승인을 받는 시점 또는 거래종결일로부터 1년이 되는 시점 가운데 빨리 도래하는 시점으로부터 1개월 이내 하이브에 넘어가는 풋옵션(특정 가격에 팔 권리)이 걸려 있다.

하이브

이수만 전 프로듀서는 SM 현 경영진과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수만 전 프로듀서가 SM 현 경영진이 카카오에 신주·전환 사채를 발행한 것을 취소해달라고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법원은 23일 첫 심문기일을 가졌다. 재판부는 양측에 오는 28일까지 추가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방시혁 의장과 김범수 센터장의 갑작스런 대결은 이수만 전 프로듀서의 심경 변화가 결정적 작용을 했다. 

당초 SM 인수는 지지부진했다. 

지난 2021년 5월 네이버와 카카오가 SM의 인수에 나섰다. 그해 10월 네이버는 "인수에 관심이 없다"며 인수전에서 물러섰다. 

이후 CJ ENM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직접 이수만 프로듀서를 여러 차례 만나기도 했다. CJ는 그룹 역량을 총동원했지만 이수만 프로듀서는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었다. 결국 CJ도 물러섰다. 

하이브도 SM 인수에 적극적이었다. 방시혁 의장은 카카오 보다 더 높은 인수 금액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수만 프로듀서는 곧장 거절했다. 이수만 프로듀서는 'K팝 신화' SM이 하이브에 인수당하는 굴욕을 참기 힘들었을 것. 

이수만, SM 경영진의 반란에 방시혁과 손잡아...김범수, 지분 확보 경쟁 나서

그런데 급반전이 발생했다. 

이수만 프로듀서의 권위에 맞서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라이크기획과 SM의 계약 관계에 문제를 제기했다. 라이크기획은 이수만 프로듀서의 개인회사나 다름없기 때문. SM으로부터 매년 '프로듀싱'이라는 명목으로 인세를 지급받아왔다. 문제는 인세 기준이 SM의 매출액을 토대로 산정됐던 것. 일반적으로 인세는 영업이익 기준으로 산정돼야 한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창업자

최근 7년간 SM이 라이크기획에 지급한 금액은 1000억원에 달한다. 얼라인파트너스가 문제를 제기하자 SM 주주들도 이수만 프로듀서에 반발했다. 이수만 프로듀서 중심의 지배구조는 개혁의 대상이 됐다.

SM의 전문경영인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는 얼라인파트너스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결국 이수만 프로듀서와의 계약을 종료하고 지배구조 개선에 나섰다. 

SM 경영진은 카카오를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했다. 또 유상증자를 통해 이수만 프로듀서의 지분율을 낮추기로 결정했다. 

이수만 프로듀서는 위기감을 느끼고 방시혁 의장을 다급하게 찾아갔다. 그리고 이수만 프로듀서는 보유지분 18.46% 중 14.8%를 하이브에 넘겼다.

이수만 프로듀서와 방시혁 의장은 공동성명서를 통해 전략적 시너지 창출과 지속적인 지배구조 개선, 경영 선진화를 약속했다. 이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일맥상통한다. 

김범수 센터장도 대응에 나섰다. 

카카오는 SM의 신주 및 전환사채 배정을 통해 SM 보유지분을 9.05% 확보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1조2000억원의 투자유치도 받았다. 

SM 경영권 인수를 놓고 방시혁 의장, 김범수 센터장 그리고 이수만 전 프로듀서는 복잡한 이해관계로 전쟁에 나서고 있다. 'K팝 선구자' 이수만-'글로벌 개척자' 방시혁-'플랫폼 제왕' 김범수, 세 사람은 '자존심'을 건 싸움을 벌이고 있다. 누가 승자가 될 것인가? 방시혁 의장과 김범수 센터장은 서울대 선후배로서 '윈-윈' 해법을 찾은 것인가?  

투자업계에선 SM 경영권 분쟁에서 하이브 우군으로 분류되는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86학번), 카카오 측에 우호적인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05학번) 등 서울대 인맥이 다수 포진하고 있어 양측의 극한 대결의 소통창구 및 중재자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지원 하이브 최고경영자(CEO)는 21일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와의 협력으로 SM 기업가치를 더 높일 수 있다면 반대하지 않겠다”는 말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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