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뷰티 전문가, "'다양성'의 부재가 '차별'로 이어질 수 있어"
W컨셉과 무신사 등 국내 대표 패션 온라인 몰들이 신체적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아 일부 소비자들이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29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패션시장은 아직까지 ‘문화적 다양성’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패션 대표 온라인 쇼핑몰 W컨셉과 무신사 등에서 판매하고 있는 대부분의 의류 상품들은 ‘S사이즈’,'M사이즈‘,‘L사이즈’로 소비자의 사이즈 선택권은 주로 3가지에 그치고 있다.
반면 H&M·자라 등 해외 유명 패션 브랜드들은 일찌감치 보다 다양한 사이즈를 제공하고 있어 여러 소비자 층을 아우른다는 분석도 나오는 중이다.
‘문화적 다양성’이란 흔히 ‘민족적’인 다양성으로 착각하기 쉬우나 이는 인종이나 국적의 다양성을 넘어 신체조건, 경제적 위치 등 개인의 다양한 특성들을 두루 포함하는 말이다. 따라서 심리학자 밀턴 에릭슨(Erikson)을 비롯한 국내·외 학자들은 문화적 다양성을 체득하기 위해 국적뿐만 아니라, 성별·세대 등에서 비롯한 차이를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과거부터 현재까지 강조해왔다.
이에 해외 브랜드들의 경우 ‘다름’을 차별하거나 특정 ‘집단’을 우위에 두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을 ‘다채로움’과 연결 짓고 다양한 신체 조건의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하지만 국내의 패션 브랜드들의 경우 여러 옵션들을 제공하면서 다양한 소비자들을 품는 것 보다는 비교적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제한적인 상품 선정으로 기업의 수익성을 보존시키는데 전념해왔다.
이 같은 선택의 제한성은 ‘차별’을 넘어 자칫하면 소수자들에 대한 ‘혐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보다 다양한 소비자들을 아우르는 노력이 기업들에게 요구된다고 입을 모으는 중이다.
실제로 한 국내 패션·뷰티 분야 전문가는 29일 <녹색경제신문>에 “다양성을 고려하지 못한 패션 브랜드들은 암묵적으로 ‘이상적인 미’룰 강요할 수 있다”며 “단순히 수익성만 따졌을 때는 한정적인 사이즈의 옷을 파는 것이 기업의 당연한 선택이겠지만 기업들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과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루이비통·구찌·프라다 등 해외 명품들의 경우도 최근 플러스모델들을 제외한 런웨이를 소개하면서 언론과 소비자들로부터 ‘퇴보하는 브랜드’라며 몰매를 맞기도 했는데 실제로 패션 검색엔진 태그워크(Tagwalk)는 이번 시즌 여성복 개시를 위한 런웨이에 참여한 미드(Mid)·플러스(Plus) 사이즈 모델이 지난 시즌보다 24%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캐스팅 디렉터 엠마 마텔은 "업계는 항상 여성 신체를 트렌드에 맞춰 마케팅하고 판매되는 상품처럼 다뤘다"며 "이는 결국 인종차별과 여성혐오로 귀결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진작가 오틸라이 랜드마크도 "브랜드는 다양한 크기의 제품을 제공하는 것을 좋은 디자인만큼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며 "업계는 모든 형태의 아름다움에 돈을 투자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W컨셉과 무신사는 현재로서는 별도로 플러스사이즈 전문관 등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으나 앞으로 소비자 선택지를 더 다양하게 늘려가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W컨셉 관계자는 29일 <녹색경제신문>에 “추구하는 방향성이 다양한 여러 입점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다”며 “최근 플러스 사이즈를 추가로 출시하는 브랜드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소비자 니즈에 맞춰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무신사 관계자도 29일 <녹색경제신문>에 “무신사는 여러 입점 브랜드의 상품을 필두로 오버핏부터 슬림핏까지 폭 넓은 패션 스타일을 제공하고 있다”며 “무신사는 앞으로도 소비자 니즈를 바탕으로 더 다양한 패션을 소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