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여파…“보수적 관리한 탓”
교보증권의 자산건전성에 위험신호가 감지된다. 원인은 레고랜드 사태다. 사태가 불거진 지난 4분기 사이에 요주의이하자산이 10배 늘어났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4분기 부동산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사업장의 평가등급을 낮춰 관리대상에 포함됐다며 직접 투자가 아닌 신용공여로 위험부담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지난해 회사의 요주의이하자산은 4분기에만 650억원 증가한 72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3분기(76억원) 대비 9.5배 증가한 규모다.
회사는 충당금을 3분기 106억원에서 106% 증가한 219억원으로 확대했지만 요주의이하자산 규모에 비해 역부족으로 관측된다.
요주의이하자산에서 충당금을 뺀 금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순요주의이하자산 비중은 지난 3분기 –0.2%에서 4분기 3.2%로 늘어났다. 2020년 0%, 2021년 0.5%로 0%대에 머물던 이전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회사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우발부채 규모를 덜어내는 작업에 나섰다. 지난해 우발부채 규모는 전분기대비 6.4% 감소한 8891억원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질적 위험이다. 회사의 우발부채는 대부분 중후순위, 브릿지론으로 구성됐으며 지방소재 분양 사업장 분양률도 저조하다. 자산건전성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신용평가 김예일 선임 연구원은 “당사의 부동산금융 구성상 상당부분은 중후순위 부동산PF, 브릿지론 등으로 구성돼 채무보증의 질적인 위험도가 높은 편이다”며, “ 향후 부동산금융 건전성 저하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경우 지표의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재무건전성 지표도 소폭 하락했다. 지난해 순자본비율(NCR)은 전년대비 6.5%p 하락한 680.9%로 집계됐다. 지난해 총위험액이 전년대비 15.5% 증가한 3875억원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NCR은 자기자본에서 비유동성 자산 등을 차감한 영업용순자본을 위험투자액(손실 예상액)으로 나눈 값을 백분율로 표기한 지표다. NCR이 높다는 건 그만큼 재무위기 대응력이 크다는 걸 의미한다. 금융당국 권고치는 100%다.
지난해 유동성 비율은 전년대비 6.4%p 증가한 144.6%로 집계됐으며, 동기간 유동성 갭도 전년대비 1조6297억원에서 1조7675억원으로 8.45% 늘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리스크 관리차원에서 보수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결과”라고 말했다.
이영택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