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적으로 일하고 쉴 때는 편안하게 쉬자"
- 아들 넷 사내커플에 "딸도 추가로 가지면 행복" 농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증권을 찾아 "열정적으로 일하고 쉴 때는 편안하게 쉬자"고 말했다.
지난 2015년11월 삼성증권을 찾은 이후 7년 5개월만이다.
이로써 이재용 회장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에 이어 삼성증권을 잇달아 방문해 '금융 원팀(One Team)' 결속력의 계기로 만들고 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삼성증권 본사를 찾아 현장 영업 직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임원의 업무보고나 비전제시, 직원들의 아이디어 제안 등과 같은 업무 관련 대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워라밸(일과 생활의 조화), 휴가 계획 등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이재용 회장이 순수한 소통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
이재용, 작년 10월 회장직에 취임 전후 삼성화재 삼성생명 이어 삼성증권 잇단 방문
이재용 회장은 직원들과 간담회에서 파나마 운하와 미국 후버댐을 방문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강인한 도전 정신'을 강조했다.
이재용 회장은 "바다와 여러 호수를 연결하는 운하와 댐, 그리고 거대한 배들이 지나는 모습을 옆에서 보고 있으면 인간의 기술과 의지, 인내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황홀할 정도"라고 말했다.
또 이재용 회장은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상황에서의 휴가 얘기가 나오자 "열정적으로 일하고 쉴 때는 가족, 지인들과 편안하게 쉬자"고 당부했다.
이재용 회장은 한 직원이 "좋은 기운을 얻어 성장 기업 발굴에 더 매진해야겠다"고 하자, "저도 여러분에게서 좋은 기운을 받아야겠다"고 답변했다.
쌍둥이를 포함해 아들 4명을 키우고 있는 사내 커플 직원에게는 "키우기 쉽지 않았겠다"며 "딸도 가지면 더 행복해지지 않겠냐"고 농담을 던졌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해 10월 회장직에 취임한 후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등 국내외 주요 사업장을 잇달아 방문해 소통경영에 나서고 있다.
한편, 이재용 회장은 삼성전자 관련 계열사 위주에서 벗어나 금융 계열사 방문으로 리더십 소통 행보를 확장하고 있다.
지난 2월1일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에서 직원들을 만난 바 있고, 회장으로 취임한 직후였던 지난해 10월엔 삼성생명을 찾았다.
삼성전자에 가려있던 삼성 금융계열사를 순차적으로 방문하면서 '삼성' 구성원으로서 소속감을 고양시키기 위한 일환으로 보인다.
이재용 회장의 금융 계열사 잇단 방문은 삼성그룹 일원으로서 소속감과 함께 이재용 회장이 강조하는 '원팀'으로 뭉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생명 및 화재와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등 주요 금융계열사는 금융업계 '인재사관학교'로 불린다. 삼성 금융계열사의 인재 수준이 우수하지만 그만큼 동종업계 타 금융사로 이직도 많았다는 것.
금융권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의 금융 계열사 현장 행보는 그간 '비(非) 전자' 계열사의 소외감 극복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라며 "이재용 회장이 삼성전자에서 벗어나 명실상부한 '삼성그룹'의 리더라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 소통행보"라고 평가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