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피해 주택의 상당수 대출이 시중은행보다 건전성 등에서 취약한 2금융권에 몰려있다. 금융당국은 금융불안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밀착 관리에 나섰지만 2금융권 건전성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적지 않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와 상호금융이 건전성에 문제가 없음을 적극 알리며 여론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은행발(發)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고객들의 불안이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21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금융당국이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전 금융권의 경매·매각 유예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전세사기 피해가 빌라나 소규모 아파트에 몰려있다 보니 대부분이 신협·농협·수협·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이 근저당권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고금리 기조에 은행권 연체율이 오르고 있으며,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로 상호금융의 연체율 상승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스위스 크레딧스위스은행의 유동성 위기 부각 등에 따른 '뱅크런' 우려까지 가세했다. 

앞서 새마을금고의 건설·부동산업 기업 대출 연체율이 9%대에 달하는 논란이 제기돼 시장에 혼란을 일으켰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정부의 전세사기 피해 관련 주택 경매·매각 유예 조치가 장기화되면 시중은행보다 PF리스크에 취약한 2금융권이 연쇄 부실 위기에 더 크게 노출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부정적인 여론을 인식해 각 금융사 및 금융권의 충당금, 연체율, 손실 여부 등을 살펴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세대출 사기 등 금융·경제상황이 금융권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상호금융 관계자 역시 "이 정도는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면서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최근의 금융·경제상황이 상호금융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면서도 불확성실이 커지는 만큼 손실흡수능력을 키우라고 당부하고 있어 시장의 불안감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한편 금융당국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에 대한 금융지원을 위해 즉각적인 경매 유예뿐 아니라, 대출 규제 예외 적용을 고려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