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넷플릭스로부터 2000만원 후원받고 우호적인 칼럼 게재했다는 의혹도
구글이 국내 망 사용료법 반대 운동을 위해 활용한 공익법인 ‘오픈넷’에 17억원에 달하는 후원금을 지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오픈넷이 누락했던 기부금 내역이 정정 공시됐는데, 구글의 후원 금액 규모가 기존에 명시됐던 것보다 더 컸던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청주시청원구)은 오픈넷이 누락했던 2017년 결산서류를 재공시한 결과, 2013년부터 2021년까지 9년간 구글의 후원 규모가 17억원에 육박한다고 전했다.
변재일 의원은 지난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국세청 자료를 통해 구글이 해당 기간 13억 6000만원을 오픈넷에 후원한 사실을 밝혔는데, 실상은 이보다 3억 4000만원가량 더 많았다.
변 의원은 “법적 의무인 결산서류 공시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는 행위는 공익법인이 취소될 수도 있는 중대한 위반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오픈넷의 부실한 결산자료 공시가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픈넷이 계속해서 자료를 의도적으로 누락시키고 공익법인으로서 회계를 투명하게 공시하지 않는다면 주무관청인 서울전파관리소와 국세청에 조사를 요청해 단호한 조치를 취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변 의원은 오픈넷 최대 후원자인 구글 코리아가 오픈넷을 앞세워 ‘망 사용료 법안‘에 대한 반대 여론을 선동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작년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변 의원은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에게 2013년 오픈넷 설립 당시 구글코리아가 3억원을 후원했다며 이를 두고 “구글코리아에서 오픈넷을 만들었다고 봐도 되지 않겠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경훈 사장은 “오픈넷에 오랫동안 기부해 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우리는 여러 단체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후원 금액은 파악을 못했다. 기부 자체에 대해서도 내 결제 사항이 아니다”라고 대답을 피했다.
실제 오픈넷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망 사용료 관련 법안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펼쳤으며, 구글은 유튜브 공식 SNS에 오픈넷의 서명운동을 게재하며 국내 유명 크리에이터 등 이용자들한테 이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오픈넷은 “자사의 독립성과 신뢰성을 훼손하는 일부 정치인의 발언”이라며 반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 초에는 ‘MWC 2023’ 스페인 출장을 조건으로 넷플릭스로부터 약 2000만원의 후원을 받은 후 빅테크에 우호적인 칼럼을 게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국내 대표 통신업체의 한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인터넷의 자유를 위해 활동한다는 비영리 법인에 막대한 후원금을 지급한 구글의 행동에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망 이슈에 대한 여론을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방법이며, 이처럼 한국 시장에 들어온 빅테크들이 자본력을 앞세워 국내 여론을 선동하고 조장하는 행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