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증권발 주가조작 연루 의혹
키움증권 “근거없는 허위사실” 반박
SG(소시에테제네럴)증권발 주가폭락 사태 연루 의혹을 받는 키움증권 주주들의 시름이 깊다. SG사태가 일어난 지난 1주일간 주가가 13% 하락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 측의 잇단 해명에도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2일 종가 기준 키움증권의 주가(91100원)는 지난 7거래일(4/21~5/2)간 12.98%(13600원) 내렸다. SG사태가 일어난 24일 주가는 하루 동안 4.5%(4800원) 낙폭을 보였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사태가 일어나기 전 20일 시간외매매를 통해 다우데이타 140만주, 605억원 어치를 매도한 것에 대한 연루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조작사건 핵심 인물로 알려진 라덕연 H투자컨설팅 대표가 한 방송사에서 김 회장을 사건배후로 지목하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앞서 키움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6564억원) 기준으로 메리츠증권(1조925억원), 미래에셋증권(8356억원) 다음 업계 3위로 뛰어오르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한몸에 받았다.
특히 지난해 말 자기자본 4조원을 돌파하면서 금융당국으로부터 초대형IB 지정 조건을 충족하기도 했다. IB(기업금융) 부문 강화를 통해 수익 다각화를 기대할 수 있는 지점이었다.
증권가는 키움증권에 대한 매수의견을 냈다. 연초 이후 증시가 회복하면서 최대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지난해 키움증권의 위탁매매 점유율은 국내 30.1%, 해외 38.7%로 업계 1위다.
교보증권 김지영 연구원은 “키움증권을 업종 내 톱픽으로 새롭게 제시한다”며 “높은 개인 위탁매매 점유율과 이와 더불어 해외주식 점유율 상승을 바탕으로 리테일 부분에서 높은 경쟁력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2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75% 증가한 2405억원으로 추정된다. 시장 컨센서스를 20%가까이 웃도는 규모다.
이런 배경에 키움증권 주가는 지난달 14일 기준 연초 이후 35.23%(28500원) 올랐다. 같은 기간 경쟁사 수익률 ▲미래에셋증권 15.89% ▲삼성증권 12.7% ▲NH투자증권 9.76%를 두 배 넘게 웃돈다.
다만 금융당국이 키움증권에 대한 수사를 천명한 만큼 향후 초대형IB 진출 계획에도 먹구름이 끼게 됐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일감 몰아주기 의혹으로 인해 4년간 사업인가가 지연된 바 있다.
사태가 커지자 키움증권도 대처에 나섰다. 2일 김 회장과 키움증권은 라덕연 대표를 명예훼손죄로 고소했다.
회사는 “키움증권이 인위적으로 반대매매를 실행했다는 취지의 발언은 악의적 의도를 가지고 교묘하게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며 “키움증권이 주가조작을 하거나 주가조작 세력과 연계되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함으로써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신용을 심각하게 실추시켰다”고 고소 이유를 밝혔다.
다만 이러한 대처에도 2일 주가는 2.7%(2600원) 하락하는 등 반응하지 않았다. 회사 측의 해명에도 투자자들의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이유로 풀이된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은 같은 날 낸 성명서에서 “키움증권 측은 김 회장의 매도가 증여세 마련을 위한 우연이었다고 강변하지만 세간의 의혹이 커지고 있다"며 "키움증권 황현순 대표 주장대로 김 회장이 떳떳하다면 김 회장이 전면에 나서서 605억원을 주고 블록딜 물량을 가져간 주체가 작전 세력이 아니었음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김 회장의 매도 타이밍이 의혹을 불러일으킬 만큼 시기적으로 일치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면서 “수사결과를 지켜봐야겠으나 이런 의혹이 당분간 해소되긴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