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지주, 한국투자저축은행에 4200억원 '수혈'
우발부채 규모 증가, BIS권고수치 하회 등 이중고
금리인상과 더불어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저축은행이 모기업으로부터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건전성 제고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PF 익스포저가 높아지면서, BIS비율이 업계평균을 밑도는 등 건전성 관리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은행의 자본적정성 핵심지표인 BIS비율이 업계평균 수준보다 낮아지자, 저축은행이 유상증자를 통해 개선에 나섰다.
지난 12일 애큐온저축은행은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유상증자는 상환우선주로 발행 방식으로 지분 100%를 보유한 큐온캐피탈이 전액 인수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이는 2021년 이후 약 2년 만이다.
금번 유상증자의 목적은 자본확충을 통한 BIS자기자본비율 개선으로, 업계에선 애큐온저축은행 자본적정성지표가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의 2022년 12월말 BIS자기자본비율은 10.9%로 업계 평균 13.2%와 금융당국 권고수준 11%를 하회했다.
특히 2019년 이후 개인신용대출 및 부동산담보부 개인사업자 대출 위주의 여신 증가로 자산규모가 확대되는 가운데 자본확충 속도가 위험가중자산 증가세를 하회하면서 자본적정성 지표는 하락했다.
나신평 관계자에 따르면 "금번 유상증자는 향후 전환우선주의 상환가능성과 보완자본 인정금액 차감 등으로 자본확충의 질적 측면의 한계는 있으나, 일반회계기준상 자기자본 계상, 보완자본으로써 규제자본 인정으로 애큐온저축은행의 자본적정성 지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BIS자기자본비율의 경우 유상증자 단순합산 시 2022년 12월말 기준 12% 수준으로 개선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금번 유상증자가 애큐온저축은행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며 "대출수요
감소와 리스크 관리 강화로 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고금리와 부동산경기 저하 영향으로 부동산여신, 개인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 저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 3월엔 한국투자저축은행이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로부터 4200억원을 수혈받았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지난해 11월 500억원의 자본을 지원받은 데 이어 4개월 만에 또다시 대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작년말 한국투자저축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은 10.93%로 업계 평균을 소폭 하회했다. 당시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개선된 수치였지만 대형 저축은행 중 유일하게 10%대를 기록했다.
또한 저축은행 연체율이 5%대를 보이며 부실 우려를 부추기고 있어 관리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5.1%로 7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저축은행 연체율이 5%대를 넘어선 것은 2016년 이후 7년 만으로,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 및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로 오름세를 보였다.
한편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2022년12월말 기준 저축은행업권 전체의 유동성 비율은177.1%로 저축은행감독규정에서 정한 100% 대비 77.1%p를 초과한 안정적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며 "예금인출 등 유동성 수요에 충분해 대비할 수 있으며, 저축은행 업계는 향후에도 유동성비율 관리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