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이 금리 인상기를 틈타 막대한 예대마진을 통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은행권의 당기순익은 7조원 규모로 전년 대비 무려 24%나 증가했다.
그간 은행권은 이자장사로 인해 고강도 비판을 받아왔다. 고금리·고물가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 확대를 비롯해 대출 상환 등으로 체감 경기가 더욱 어려워지는 가운데 은행권에선 막대한 성과급과 주주 배당 확대 등 '돈잔치'를 벌여왔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1분기까지는 갑작스러운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순이익이 상승했다"며, "다만 피크아웃을 지난 만큼 하반기부터는 실적 둔화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 종료 등으로 부실채권 규모확대를 비롯해 연체율 상승 등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1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 따르면 올 1분기 국내은행의 당기순익은 7.0조원으로 전분기(4.5조원) 대비 2.5조원 증가(+55.9%)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5.6조원) 대비로도 1.4조원 증가한 수치다.
1분기 국내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78%로 전분기(0.48%) 대비 0.30%p 상승했으며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의 경우 10.91%로 전분기(6.95%) 대비 3.96%p 상승했다.
이자이익은 14.7조원으로 시장금리 하락 및 순이자마진 축소 등으로 전분기(15.4조원) 대비 소폭 감소했다. 비이자이익은
2.1조원으로 금리하락에 따른 유가증권 관련 이익 개선 등으로 전분기(1.8조원) 대비 증가했다.
또한 판매비 및 관리비는 6.2조원으로 퇴직급여 및 광고선전비 감소 등으로 전분기(8.2조원) 대비 2.0조원 감소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8595억원을 기록했으며 하나은행은 9742억원, 신한은행은 9316억원을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9219을 기록했고, NH농협은행은 전년 동기보다 29.6% 늘어난 409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또한 특수은행인 IBK기업은행은 올해 1분기 순이익 7233억원을 시현했다.
한편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둔화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충격에도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할 필요하다"며, "이에 국내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 현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익에 기반하여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예상손실모형 점검 및 특별대손준비금 도입 등 제도 개선*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