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 변경이라기 보다 정확하게 확정된 것
-계약자, 고지없이 변경해 호갱된 기분
-기아, 불이익없이 옵션 선택 가능하게 조치
기아 EV9 ‘GT-line’의 프론트 범퍼 디자인이 자율주행(HDP) 옵션에 따라 달라진다는 소식에 계약자들 사이에서는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9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사전계약 당시 기아측이 공개한 GT-line의 프론트 범퍼 디자인은 한 종류였는데, 추후 공개된 자료에는 자율주행(HDP) 옵션 선택에 따라 프론트 범퍼의 디자인이 2가지로 나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EV9은 지난 달 사전계약을 시작했다. 당시 기아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EV9 4WD의 트림은 에어·어스·GT-line 3가지로 나뉜다. 사전계약 당시 GT-line의 프론트범퍼는 ‘GT-line 전용 프론트 범퍼’ 1종류 였는데, 최근 고속도로 부분 자율주행(HDP)옵션에 따라 2종류로 나뉜다고 알려지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HDP 옵션을 선택하지 않은 고객들이 디자인이 변경된 범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불만을 제기한 것이다.
<녹색경제신문>이 서울에 위치한 기아 대리점에 방문해 HDP 옵션 선택에 따라 GT-line의 프론트 범퍼 디자인이 달라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사전계약 당시와 왜 범퍼 디자인이 달라졌냐는 질문에 기아 대리점 관계자는 “사전계약 당시에 결정되지 않았던 것들이 사전계약 후에 결정된 것”이라며, “사전에 고지한 내용에서 변경됐다기 보다는 점차 구체적인 내용들이 나오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
GT-line 트림에서 HDP 옵션을 선택하지 않은 법인 계약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해당 사실을 알게된 후 기분이 나쁘기는 했지만, 업무용이라서 디자인보다 연비가 중요해 계약을 취소할 생각은 없다”면서, “일부 계약자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변경된 범퍼 디자인이 오히려 마음에 든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디자인 변경이 아니라 기아측의 대응방식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기아측이 문제를 인지했을 때 사전계약 고객들에게 먼저 알리고 양해를 구한 후 선택권을 줬으면 문제없이 잘 넘어갈 수 있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사전계약을 마친 대다수의 사람들은 기아측이 별도로 고지를 하지 않았다며 볼멘 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국내 한 EV9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는 “GT-line에 HDP가 있는 차량의 디자인과 없는 차량의 디자인은 다를 수 있지만 그것을 고객에게 알려야 하는 것도 회사가 해야할 의무이며 책무”라면서, “사전계약을 하기 전에 공개했어야 하는데도 그러지 않았고, 논란이 되고 있음에도 사진 밑에 풀옵션이라고 바꾸어 놓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전계약 전에 공개하지 않은 것을 사과해야 하는 것이 옳고, 사전계약을 한 고객에게 사과와 양해를 구해야 한다”며, “고객의 정당한 권리를 인정하고 제조사가 해야 할 의무와 책임을 준수해 호갱이 아니라 고객으로 대해 달라”고 강조했다.
해당 논란이 커지자 일부 EV9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기아측에 답변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 운영자는 지난달 15일 기아측이 공식 홈페이지에 HDP 옵션이 미적용된 차량 사진을 올리고, 전 지점으로 이와 관련한 지침을 전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한, 기아측은 GT-line 사전계약자 중 범퍼 디자인 때문에 옵션 변경을 원하는 경우 최초 계약 순번을 유지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했다고 알려졌다.
이러한 조치에도 사전계약자들 사이에서는 미흡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는 “HDP 넣으려면 돈 추가, 어스로 내려서 GT-line급 옵션 넣어도 돈이 추가”된다면서, “결국 기아만 남는 장사”라고 지적했다.
박시하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