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재, 국내·중국·캐나다 등을 거점으로 2030년 61만톤까지 생산능력 확대
-음극재, 친환경 원료공급망 구축과 제품 다변화로 2030년 32만톤까지 생산능력 확대
국내 배터리 관련 업체들 사이에서는 미국 IRA(Inflation Reduction Act,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불확실성 때문에 우려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3월에 잠정 가이던스가 발표되면서 무리해서 북미로 진출하거나 공급처를 찾아야 하는 상황은 모면했지만, 아직 명확하게 결정되지 않은 요건들이 있다는 것이다.
국내 업체들의 경우 중국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우려단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우려단체와 합작사를 설립해 핵심광물을 조달하거나 북미에서 배터리 부품을 조립할 경우에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주요 배터리 관련 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주목을 받는 기업이 있다.
해당 기업은 배터리 소재 업계의 절대강자로 떠오른 포스코퓨처엠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양극재와 음극재를 동시에 생산하고, 그룹사와의 긴밀한 협력관계로 배터리 소재 사업의 풀 밸류체인을 구축하면서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기업이다.
<녹색경제신문>은 노권선 포스코퓨처엠 에너지소재연구소 연구소장이 ‘IRA에 대처하는 포스코퓨처엠의 양·음극재 개발 전략’에 대해 발표하는 현장을 찾았다. 노 소장은 담담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포스코퓨처엠과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시 사업 비전을 전했다.
■ 포스코그룹, 광물자원부터 최종소재 양·음극재까지 풀 밸류체인 구축해
포스코그룹은 광물자원부터 최종소재까지 풀 밸류체인을 구축해 미국 IRA 및 EU(유럽연합) CRMA에 대응할 수 있고, 사업 경쟁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스코홀딩스가 아르헨티나 등에 염호를 보유해 양극재 핵심소재를 생산하고, 포스코퓨처엠은 중간소재부터 최종소재까지 생산하는 방식이다.
노권선 에너지소재연구소 연구소장은 “미국 IRA·EU CRMA 등에 의해서 많은 양극활물질 및 음극활물질 제조사들이 제약을 받고 있고, 제약을 따르지 않으면 사업을 하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포스코그룹은 이러한 조건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노 소장은 “포스코홀딩스는 리튬염호·리튬광산·니켈광산·흑연광산을 보유해 광물자원을 공급할 수 있고, 주요 원료인 리튬·니켈·콜타르 등도 생산할 수 있다”면서, “실리콘 음극재·차세대 전지소재 또한 담당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포스코퓨처엠은 인상흑연을 담당하고 있고, 중간소재인 전구체·구형흑연·침상코크스와 최종소재인 양극재, 천연·인조흑연 음극재 등을 생산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 양극재, 국내·중국·캐나다 등을 거점으로 2030년에는 61만톤까지 생산능력 확대
포스코퓨처엠은 국내의 경우 광양·포항·구미에 양극재 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 광양공장은 9만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곳으로 현재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고, 포항공장은 3만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곳으로 올해 내에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구미에는 9600톤의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 뿐만 아니라 양극소재 연구소도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의 경우 중국에는 양극재 1공장과 전구체 1공장이 있다. 중국 항저에 위치한 공장은 5000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내년까지 2공장을 증설해 총 3만톤의 양극재를 생산할 전망이다. 북미의 경우 캐나타 퀘백에 공장을 3만톤의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설립 중이고, 내년부터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퓨처엠은 생산능력 증대와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으로 2021년 4만 5000톤의 생산능력을 2030년까지 61만톤으로 증대하겠다는 목표다.
노 소장은 “2030년에서는 양극재 61만톤을 생산할 것”이라면서, “메인은 NCM(A)으로 48만톤톤을 생산할 것이고, 차세대 하이망간의 경우 5만톤, LFP의 경우 3만톤, 기타 5만톤을 생산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국내 배터리 3사와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LG엔솔·삼성SDI·SK온에 고품질의 양극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은 물론, 북미·유럽 현지화 공급 파트너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 음극재, 친환경 원료공급망 구축·제품 다변화로 2030년에는 32만톤까지 생산능력 확대
포스코퓨처엠은 국내에 인조흑연과 천연흑연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세종 1공장에서는 2만 6000톤의 천연 음극재를 생산하고, 세종 2공장에서는 4만 5000톤의 천연 음극재를 생산한다. 인조 음극재 생산시설은 포항에 건설 중이고, 8000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할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코퓨처엠측은 친환경 원료공급망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후문이다. 노 소장은 “지금까지 인상흑연의 경우 탄자니아나 호주에서 중국을 갔다가, 중국에서 구형흑연을 가져와서 생산하는 시스템이었다”면서, “앞으로는 중국이 아니라 탄자니아라든지 아프리카, 그 다음에 호주에서 광석을 가져다가 저희가 가공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2021년 약 7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2030년까지 32만톤 규모로 늘릴 전망이다. 제품 포트폴리오도 천연흑연과 인조흑연에서 실리콘 음극재 생산까지 다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흑연 광물을 채굴해서 음극재를 생산하는 과정은 쉽지 않다. 채굴한 ‘흑연 광물’의 순도는 약 10%로 선광 공정을 거치면 순도 95%의 ‘인상흑연’이 된다. 인상흑연이 구형화 공정을 통해 ‘구형흑연’이 되고, 이후 고순도화 공정을 통해 순도 99.9% 이상의 ‘정제 구형흑연’이 된다. 정제 구형흑연을 코팅하면 최종적으로 음극재가 되는 것이다.
포스코퓨처엠측은 非중국 인상흑연에 투자 중인 포스코 인터내셔널(POSCO INTERNATIONAL)과 협업해 천연흑연 밸류체인을 완성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기존에는 중국에서 구형흑연을 수입해 포스코퓨처엠이 코팅한 후 음극재를 제조했지만, 원료 기술 내재화를 통해 非중국 원료를 확보한 후 모든 공정을 포스코퓨처엠이 담당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앞서 언급한 구형화 공정과 고순도화 공정에 대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노 소장은 “구형화 공정은 인상의 천연측연을 구형으로 전환하는 공정으로 당사가 재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경험했기 때문에 기술은 그렇게 어렵지 않고 장비만 있으면 된다”면서, “힘들었던 것은 고순도화 공정으로 당사는 산염기를 이용해서 불순물을 녹여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고순도화 공정에는 불산법, 염기-산법, 열처리법이 있는데, 불산법의 경우 중국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방법이지만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열처리법은 불순물을 고온에서 휘발시켜 제거하는 방법으로 비용이 많이 들어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이에 포스코퓨처엠측은 안정성·친환경·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염기와 불산 이외의 산을 이용해 불순물을 녹여내는 ‘염기-산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박시하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