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후 전략 개선 및 정책 지원 통해 디지털전환 더 고도화해야
- 디지털 전문인력 확보, 금융당국의 제도개선 지원 필요
보험사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디지털전환에 속도를 높였지만 향후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조직문화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다수의 보험업계 디지털전환 전문가들은 기업 내 디지털 전문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19일 황인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디지털전환을 총괄하는 보험회사 부서의 책임자를 대상으로 한 '보험회사 디지털전환 설문조사' 결과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보험회사 수는 총 30개사(생명보험 14개사, 손해보험 16개사)로 이들의 시장점유율은 자산 기준 85%, 보험료 기준 88%를 차지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비금융 간 경계가 허물어진 '빅블러' 현상의 가속화와 코로나19가 불러온 언택트 열풍 등으로 금융업계 디지털전환이 가속화됐다"며 "보험사들의 경우 디지털청약 등 내부업무 프로세스 자동화나 AI를 활용한 상담서비스 도입 등이 활발히 진행됐지만 부가가치서비스 창출 부족 등 현재 디지털전환 수준은 아직 초기단계로 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위원에 따르면 현재 보험사들의 디지털전환 수준은 다양한 신기술을 활용해 단위정보화와 사업프로세스 재설계 단계에 있다고 진단했다. 모바일기술, 로봇 자동화 프로세스(RPA), 사이버보안,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이 이에 해당된다.
다수의 보험회사는 향후 5년 후 목표로 더욱 고도화된 디지털전환 수준인 사업모형 전환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전환을 통해 시장의 경계를 확대하고 다양한 소비자 니즈에 대응해 궁극적으로 사업모형의 확장성과 유연성을 제고하는 위해서다.
아울러 코로나19 이후 디지털전환의 목표가 개별 업무 단위에서 전사 수준으로 상향되면서 디지털 성숙도가 더욱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고객서비스 강화, 자동화로 인한 업무 효율성 강화 등 가시적인 업무 결과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영업이익 및 매출 확대나 새로운 시장으로의 진출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보다 근본적인 조직문화 변화가 필요할 걸로 판단된다.
특히 디지털전환 추진에 있어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는 기업 내 디지털인재 및 전문인력 부족 등을 꼽았다. 이어 경영진의 예산지원 및 적극성 부족이 지적됐으며, 정부 지원 부족, 조직문화 미성숙, 데이터 활용역량 부족, 기업의 전략 수립 역량 부족, 인프라 노후, 사업부서간 조정 어려움은 유사한 수준으로 파악됐다.
정부의 지원 정책으로는 규제개선을 통한 보험사업 관련 경영 자율성 확대와 신사업에 대한 규제 완화가 가장 높았다. 또한 금융규제 샌드박스 활성화와 공공데이터 연계 지원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황 연구위원은 "보험회사의 디지털전환이 경영성과에 효과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이 요구된다"며 "새롭고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보다 자유롭게 시험할 수 있도록 하고 외부데이터와 내부데이터를 결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