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수소에너지 확대 적극적으로 추진중
-수소전기승용차 및 상용차의 시장은 성장할 것
-수소전기승용차·버스는 TCO 도달할 것
수소전기차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충전소 등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았고, 수소전기차의 연료로 쓰이는 수소는 그레이수소로 유해물질을 배출하며, 차량 가격이나 부품 교체 비용이 비싸서 경쟁력이 없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수소전기차 개발 및 양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2024 넥쏘를 출시했고, 새로운 수소전기차를 선보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토요타·BMW·폭스바겐그룹 등에서도 수소 승용차·트럭·버스 등의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소전기차의 미래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구영모 한국자동차연구원 친환경기술연구소 소장은 친환경자동차와 수소전기차의 비전을 제시했다. <녹색경제신문>은 구영모 소장의 강연이 열리는 생생한 현장을 취재했다.
■ 친환경자동차란 무엇인가?
자동차는 크게 엔진동력차와 전기동력차로 나눌 수 있다. 이 중에서 전기동력차를 친환경차라고 일컫는다. 친환경차는 에너지 공급 및 변환 방식에 따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전기차(EV)·수소전기차(FCEV)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의 주동력원은 전기모터로써 외부에서 공급받은 전기에너지를 고전압 배터리에 저장해 모터·인버터에서 회전력을 얻어 차량을 구동한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의 동력원은 주동력원인 전기모터와 보조동력원인 엔진 2가지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외부 공급 에너지도 전기와 액체가 각각 필요하다. 또한, 엔진 구동시 액체 연료에서 CO₂(이산화탄소), HC(탄화수소), CO(일산화탄소) 등의 배출가스가 나온다고 알려졌다. 전기차의 동력원은 전기모터로 외부 공급 에너지에는 전기가 쓰인다.
수소전기차의 주동력원도 전기모터로써 수소 발전을 통해 전기에너지를 공급받고 구동방식은 전기차와 동일하다. 수소전기차의 동력원은 연료전지와 전기모터로 외부 공급 에너지에는 수소가 쓰인다.
일반적으로 수소전기차라고 알고 있는 ‘수소모빌리티’는 수소로 전기를 생산해 운행하는 모든 수송분야를 포함한다. 크게 육상용, 해상용, 항공용 3가지로 구분한다. 육상용에는 자동차·철도·건설기계·특수차가 있고, 해상용에는 연안선박·대양선박이 있으며, 항공용에는 무인기·유인기가 있다.
■ 글로벌 시장에서 수소에너지의 가치
세계 각국은 온실가스 배출 감소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수소에너지 비중을 점차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각국에서는 수소경제 밸류체인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고, 수소 생산설비 확대 및 비용 절감을 실현하기 위해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았다.
대표적으로 미국 IRA(Inflation Reduction Act, 인플레이션 감축법)에는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략이 담겼다. 미 정부는 IRA를 통해 청정수소 생산시 PTC(생산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구영모 한국자동차연구원 친환경기술연구소 소장은 “미국 IRA의 경우 전기차만 각광을 받았는데, 청정수소 생산시에도 PTC가 적용된다”면서, “청정수소 생산시 1kg당 3달러의 생산세액공제 혜택을 받으면 그레이수소 생산과 비교했을 때 가격경쟁력이 있다”라고 말했다.
청정수소 생산시 태양광을 이용하면 1kg당 6~7달러, 풍력을 이용하면 lkg당 4~5달러가 필요한 반면, 그레이수소는 1kg당 1.5달러로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어 청정수소의 가격경쟁력이 없다. 하지만 생산세액공제 혜택에 적용되면 그린수소가 석탄, 천연가스, 추출 수소와 동등한 시장경제가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요국에서는 수소전기차 도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2030년까지 미국은 120만대, 독일은 180만대, 중국은 100만대, 일본은 80만대를 도입할 전망이다. 수소 충전소 확충, 보조금 지급, 투자 촉진 정책 등을 통해 수소전기차 보급을 서두를 것 보인다.
■ 수소전기차란 무엇인가?
수소전기차의 핵심장치에는 연료전지시스템, 수소저장장치, 전장장치가 있다.
연료전지시스템은 수소와 공기 중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로, 연료전지스택·수소공급장치·공기공급장치·열관리장치로 구성된다.
연료전지 스택은 단위전지를 수백장으로 적층한 형태로 배터리와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단위전지는 전해질 막·전극·기체확산층·분리판으로 구성되고, 1개의 단위전지가 1볼트(V)의 출력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400장 내외의 단위전지가 1개의 연료전지 스택을 만들어낸다는 설명이다.
수소저장장치는 수소연료를 고압으로 저장하고 연료전지시스템으로 수소를 공급하는 장치다. 전장장치는 연료전지시스템에서 생산된 전기를 변환하거나 모터를 구동한다.
수소전기차에는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REEV(Range-extended Electric Vehicle)의 2가지 형태가 있다. 수소승용차의 경우 동일한 용량의 연료전지와 배터리가 탑재되지만, 수소상용차의 경우 차이가 있다.
수소트럭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될 경우 200kW급의 연료전지와 50~100kWh급의 배터리가 탑재되고, REEV 시스템이 적용될 경우 50~100kW급의 연료전지와 100~200kWh급의 배터리가 탑재된다.
수소상용차 기술이 시작단계에 있기 때문에 2가지 형태 중 어느 하나가 더 효과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향후, 상용화가 쉽고 가격저감 등이 더 유리한 형태가 최종적으로 주도할 전망이다.
■ 수소상용차의 가능성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수소상용차 개발 및 양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소상용차의 경우 수소승용차에 비해 성장세가 뚜렷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환경 관련 주행세를 내야하는 국가들에서는 수소상용차 수요가 폭증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승용차는 물론 버스와 트럭을 잇따라 출시하며 수소전기차 시장을 선두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렉시티 수소전기버스는 1회 충전으로 서울모드 기준 474km를 달린다고 알려졌다.
자체 개발한 180kW 연료전지 시스템과 동급 최고 용량의 845ℓ 수소 탱크 용량, 그리고 78.4kWh의 경제형 배터리 탑재로 교통 지체 구간이 많은 노선이나 장거리 운행 노선, 언덕 구간 등의 전기 소모율이 높은 운행 노선에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현대차는 ‘ACT 엑스포 2023(Advanced Clean Transportation Expo 2023)’에 참가해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트랙터(XCIENT Fuel Cell Tractor)’의 양산형 모델을 선보인 바 있다. 이 모델은 장거리 운행이 많은 북미 지역 특성에 맞춰 개발된 총중량 37.2톤급의 6x4(3개 차축 가운데 2개가 구동되는 방식) 대형 트럭이다.
180kW급 수소연료전지시스템과 최고 출력 350kW급 구동 모터를 탑재했으며, 1회 충전 시 최대 적재 상태에서72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고 밝혔다. 현대차는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내 수소전기트럭을 중심으로 ‘친환경 완성차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 과정에서 북미시장에 최적화된 수소 모빌리티 솔루션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토요타그룹에서도 수소전기픽업트럭과 수소전기트럭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그룹에서도 수소전기차 개발을 서두르고 있고, 제너럴 모터스에서는 하이드로텍 수소 연료전지 솔루션 관련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BMW도 수소승용차 및 수소트럭 개발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 수소전기차에 대한 오해들
대표적으로 수소전기차는 절대로 TCO(총소유비용)가 나오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상대적으로 비싼 차량 가격과 연료전지 스택 교체 비용으로 수소전기차 시장을 부정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구영모 소장은 “수소전기 승용차의 경우 TCO에 도달할 수 있고, 5000만원 내외의 차량 가격이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면서, “수소전지 상용차의 경우 버스는 TCO에 도달할 수 있지만, 트럭은 주행세 도입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수소전기차가 대중화되지 않았고 기술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단계라서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지만, TCO에 도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트럭의 경우 현재는 내연기관차와 경쟁이 불가능한 수준이지만, 주행세가 있는 나라에서는 경쟁력이 있고 향후 주행세 도입시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가다.
백금 때문에 수소전기차가 비싸다는 논란도 일축했다. 백금 가격보다는 공정이나 인건비에 들어가는 비용이 더 비싸다는 설명이다.
토요타 ‘미라이2’에는 약 15g의 백금이 들어가는데, 이를 가격으로 환산하면 약 60만원이라고 말했다. 7000만원의 차량가격을 좌지우지할 만큼 높은 가격은 아니라는 평가다.
백금 사용량은 향후 10년 내에 10g까지 줄어들 것이고, 7g이 되면 내연기관차에 들어가는 귀금속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자동차연구원 친환경기술연구소는 온실가스를 저감할 수 있는 전기자동차·하이브리드자동차·수소전기자동차·대체연료자동차 등 미래 자동차의 파워트레인 기술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곳이다. 배터리시스템·연료전지시스템·구동모터시스템·전력변화시스템·연소시스템 등을 설계 및 해석, 성능 분석과 자동차 연비 및 전비 예측, 자동차 가상운행을 통한 파워트레인 시뮬레이션 등의 기술을 개발하고 기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박시하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