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SK증권 틈새시장 공략
특허권부터 유튜브 수익 토큰화
하나증권, SK증권이 STO(토큰증권)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음악 저작권, 부동산과 같이 검증이 끝난 조각투자 시장이 아닌 원자재, 특허권, 유튜브 수익채널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성장성이 높은 틈새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권가에는 STO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지난 2월 금융위원회가 STO 발행 및 유통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시장 진출 발판이 마련된 영향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시장 전망을 바탕으로 추정한 국내 STO 시장 규모는 2024년 34조원, 2030년 367조원이다. 전체 금융업 시장에서 70%를 차지하는 규모다.
현행 규정상 STO를 발행할 수 있는 주체는 증권사가 유일하다.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증권가는 기존 조각투자 업체와 접점을 늘리고 있다. 주요 대상은 규제 샌드박스(혁신금융서비스) 기간 동안 사업 검증을 마친 음악 저작권, 부동산, 미술품 조각투자 업체다.
키움증권은 앞서 지난 2021년 음악 저작권 투자업체 뮤직카우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대신증권은 지난 2월 부동산 조각투자 기업인 카사를 인수했고,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은 미술품 투자업체 소투와 개별 제휴 및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하나, SK증권은 아직 시장성이 검증되지 않은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특허권, 영화 판권 등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투자 접근성을 낮춤으로써 신규 투자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영역이다.
SK증권은 IT 전문 코스닥 상장기업인 핑거와 손잡고 특허권 기반 STO 사업에 뛰어들었다. 양사는 지난 4월 관련 업무협약(MOU)을 맺고 특허권을 토큰으로 유동화한 후 발행 및 거래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개발 추진하고 있다.
SK증권 최석원 미래전략부문 대표는 "토큰증권은 SK증권 미래 중점사업 중 하나”라며 “블록체인 기반의 특허권 유동화 경험을 보유한 핑거와의 협업을 통해 토큰증권 자산 확대 등 신규 사업기회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SK증권은 바른손그룹과 영화 판권, KMAX와 선박금융 STO 제휴를 맺고 관련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두 자산 모두 STO 발행을 통해 투자 접근성 개선이 기대되는 영역이다.
대형사 중에선 하나증권의 모습이 돋보인다. 회사는 현재 아이티센과 함께 원자재 조각투자 서비스, 서울옥션과 미술품 조각투자, 센이트조이와 게임개발 및 유통 관련 조각투자 서비스를 출시 계획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 수익에 조각투자하는 상품을 추진하고 있다. 크라시아미더어와 4일 관련 업무협약을 맺고 하반기 내 유튜브 채널수익 조각투자 플랫폼 ‘팬드’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하나증권이 상품 공급을 담당하고 크리시아미디어는 자사의 유튜브 채널 분석 서비스인 ‘팬드알파’ 운영 노하우를 통해 성장성 높은 채널을 선별해 낸다.
하나증권 임상수 WM그룹장은 “크리시아미디어와 업무협약으로 유튜브 채널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모델을 구축할 예정”이라며 “1인 콘텐츠 크리에이터 등이 꾸준히 증가하며 국내 유튜브 시장이 주목받는 만큼, 다수의 손님이 만족할 수 있는 유튜브 채널 기반 STO 상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